고부가가치 선박에 호실적…HD현대 효자 노릇 '톡톡'
 |
| HD현대삼호가 지난해 7월 조성한 제2 돌핀 안벽 모습. /HD현대 |
[더팩트ㅣ영암=최의종 기자] "지난해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요가 늘어 실적이 좋았습니다. 아직 발주는 되지 않았지만, 엔진이 개발된 암모니아에 최종적으로 전기까지 친환경 선박으로 수익성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4일 전라남도 영암 HD현대삼호 사업장에서 만난 관계자가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한라그룹에서 지난 1999년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HD현대삼호는 HD한국조선해양(HD현대 조선 중간지주사) 실적을 견인하는 자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 시장을 한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한국의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HD현대삼호가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직후 조선산업 협력을 외친 배경으로도 언급된다.
HD현대삼호는 현재 LNGC(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LPGC(액화석유가스 운반선), 컨테이너선, VLCC(초대형 유조선) 벌크선 등을 건조하고 있다. 산업 설비로 항만용 크레인과 지급 설비 및 각종 크레인, 석탄 취급 설비 등도 만든다.
HD현대삼호 사업장에 들어서자, 선박 블록 조립 공장이 눈에 띄었다. HD현대삼호는 내부뿐만 아니라 협력사로부터 블록을 '육상'으로 받는 국내 유일 조선소다. 선박 건조는 설계·강재 전처리·자동 절단·블록 제작·선행의장·도장·탑재 및 총조립·진수·시운전·명명식 단계를 거친다.
맨땅에 있는 압도적인 크기의 테라블록(6000톤 이상 블록)은 시선을 사로잡았다. 통상 LNG선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테라블록 등으로 건조한 뒤 해상 플로팅 도크(배를 만드는 작업장)로 옮겨 진수하는 '육상 건조 공법'이 이뤄지고 있었다.
HD현대삼호는 육상 건조 공법뿐만 아니라 부위별로 제작된 블록을 한곳에 모아 탑재·조립해 선체를 만드는 '도크 건조 공법'도 이용한다. 사업장 안으로 깊이 들어가니 도장공장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타사 대비 높은 비율로 도장 작업을 공장에서 마무리해 효율성이 높다.
 |
| HD현대삼호 홍보관 모니터를 통해 야드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최의종 기자 |
HD현대삼호 또 다른 강점은 넓은 공간이다. 야드 면적이 64만평으로 약 1만1000명이 근무 중인 HD현대삼호는 블록당 이동 횟수가 10~11회다. 이는 타사 평균 15회와 비교할 때 훨씬 낮다. 물류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보니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육상건조장에는 1200톤 블록 탑재 능력을 갖춘 '골리앗 크레인'을 자체 제작해 설치했다. 900톤 골리앗 크레인 2기와 600톤 골리앗 크레인 3기도 고품질 선박을 효율적으로 제작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 HD현대삼호 설명이다.
친환경 선박 수요가 커지자 지난해 7월 1000억원을 들여 선박을 건조·수리할 때 배를 대는 구조물을 추가로 확충했다. 친환경 선박이 접안된 제2 돌핀 안벽에 다다르니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한창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상당한 규모의 외국인 노동자도 분주히 작업하고 있었다.
HD현대삼호는 올해 1분기 생산성 향상에 환율 상승 효과가 더해지고 고선가 선박 매출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HD현대삼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9664억원, 영업이익 36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98.8% 증가한 수치다.
HD현대삼호는 호황기를 맞아 업무 효율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호황기에 안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무실 안에서는 드론으로 촬영한 사업장 상황을 볼 수 있으며, 홍보관 내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HD현대삼호 관계자는 "최근 야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지능형 조선소 구축을 지속하고 있다"라며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의 중심에는 항상 안전을 최선으로 생각하는 기업문화가 있다"고 강조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