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보험사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나서
우리금융 "향후 합병 추진하더라도 노사간 충분한 소통과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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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금융위원회가 조건부 승인한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취임 이후 강조해왔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한발 가까워졌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금융위원회가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강조해 왔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한발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은행에 의존하던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지주 간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다. 향후 두 보험사의 완전한 통합까지 사전 IT분석과 통합 작업(PMI) 설계가 필요한 만큼 통합 전략 향방에도 시선이 쏠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 금융위원회는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로써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때부터 약속했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가까워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 현장검사 후 경영실태평가등급을 3등급으로 하향조정하면서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가 불발될 위기에 처했었다. 우리금융이 3등급을 받으며 원칙적으로는 보험사 인수가 불가한 상황이었지만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이 차질 없이 이행되면 요건이 충족된다고 판단해 조건부 승인으로 결론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개선 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2027년 말까지 이행실태를 반기별로 금감원에 보고하도록 했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가 절실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생명보험 시장 진출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해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고 올해 3월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받았다. 이에 우리금융은 은행, 보험, 카드, 캐피탈, 증권을 주력으로 자산신탁, 저축은행, 자산운용, 벤처캐피탈을 포괄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가 마무리됨에 따라 4대 금융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860억원 중 우리은행이 3조394억원을 차지해 의존도가 98%에 달했다. 지난해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순이익이 각각 3143억원, 1051억원으로 합산 시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13.3%로 오른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86.7%로 줄어든다. KB 60.5%, 신한 75.8%, 하나 88.0% 등 주요 금융지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임종룡 회장은 보험사 인수 전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임 회장은 임직원에게 서한을 보내 "아직 최종 마무리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며 "이번 결정은 내부통제, 재무구조 등 우리금융의 혁신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인 만큼 인수 이후에도 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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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지주는 신임 동양·ABL생명 대표에 성대규 보험사 인수 태스크포스(TF) 단장과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를 낙점했다. /우리금융그룹 |
여기에 우리금융지주는 신임 동양·ABL생명 대표에 성대규 보험사 인수 태스크포스(TF) 단장과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를 낙점했다.
지난 16일 우리금융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신규 자회사로 편입 예정인 동양생명 신임 대표 후보에 성 단장을 추천했다. ABL생명 대표 후보에는 곽 전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두 후보는 오는 7월 개최되는 주주총회 의결 뒤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다만, 두 보험사의 기존 임원진은 대거 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두 후보가 신한라이프에서 함께 일했다는 점이다. 특히 두 후보는 과거 신한라이프 출범 당시 인수 후 통합(PMI)을 위해 힘썼다.
성 후보는 2021년 신한생명 대표로 부임할 당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을 진두지휘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조직도를 정확히 일치시키는 방식으로 PMI를 진행했고 이를 인정받아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에 부임했다.
곽 후보 역시 2019년 오렌지라이프 영업채널본부 부사장으로 재임했을 때 신한생명과의 제도·시스템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후 신한라이프의 자회사인 신한금융플러스 GA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이에 업계에선 내부적으로 IT통합을 인수합병 성공을 위한 핵심 요인으로 지목한다. 사전 IT분석과 PMI 설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ABL생명의 재매각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번 인사를 통해 두 회사의 통합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합법인 출범 때 호흡을 맞춘 두 분을 대표로 선임하는 것은 합병에 더 방점을 둔 것이 아닌가 한다"며 "영업통을 부임하는 것은 통합에 방점을 둔 인사라고 판단된다.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높은 가치로 팔려는 의도에선 조금 벗어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에 따라 은행, 자산운용사 등과의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그룹 전반적인 실적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두 회사 모두가 자회사로 편입돼 하나의 보험사로 재출범하게 되는 경우, 양사 간 임금, 직제 등과 관련된 화학적 통합의 문제로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업계 사례로서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의 인수 및 통합을 이뤄낸 경험이 있는 성대규 후보의 장악력과 노하우를 통해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타 경쟁사의 경우, 인수합병 등이 급선무는 아니나 적정한 매물을 통해 그룹 전반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들의 편의를 증진시킨다는 전제 하에 적정한 매물에 대한 관심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은 현재 합병 관련 결정된 부분은 없으며 향후 합병 추진 시 노사 간 충분한 소통과 협의를 거쳐 진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동양, ABL 양 사가 독립된 회사로 그룹에 편입에 될 예정으로, 합병 관련해서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양 사 편입 이후 재무, IT 등 주요 사업영역에 대해 현황 파악 후 합병 추진 여부 및 시기 등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합병을 추진하더라도 노사간 충분한 소통과 협의를 거쳐 진행할 계획이며 우리금융은 과거 자회사 인수 및 합병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