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 눈앞…소비자 설득 총력전더팩트 기사제공: 2025-05-20 10:42:02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6~9월 총 70편의 마일리지 전용 항공편을 운영한다. /아시아나항공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합 마일리지 제도 도입을 앞두고 회계상 부채로 잡히는 이연수익을 줄이고, 소비자 불만도 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양사의 마일리지 부채를 합산하면 약 3조5700억원에 달한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6~9월 총 70편의 마일리지 전용 항공편을 운영한다. 국제선은 인천~로스앤젤레스(LA), 뉴욕 노선에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하와이(호놀룰루) 노선을 추가했다. 국내선은 김포~제주 노선을 대상으로 다음 달 17일부터 열흘간 하루 6편씩, 총 60편의 전용기를 투입한다.

아시아나는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 'OZ마일숍'을 통해 생활가전, 자전거, 영화관람권 등 실생활에 밀접한 상품도 판매하며 마일리지 사용 유도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도 마일리지 소진을 적극 유도 중이다. 부산~제주, 김포·부산발 제주 노선에 마일리지 전용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항공권 결제 시 일부를 마일리지로 지불할 수 있는 '캐시 앤 마일즈', 전용 온라인몰 '스카이패스 딜' 기획전 등 다양한 소비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보너스 핫픽' 서비스를 상시 운영하며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을 할인 구매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더욱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통합 마일리지 제도 발표를 앞두고 고객들의 마일리지 사용을 유도해 회계상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마일리지는 항공사 재무제표상 부채(이연수익)로 분류되며 사용 시 매출로 인식된다. 올해 1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이연수익은 2조6200억원, 아시아나는 9518억원이다.

통합 마일리지 제도의 핵심 쟁점은 '전환 비율'이다. 탑승 마일리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정한 두 도시 간 직항거리를 기준으로 산정되며 항공권 종류나 운임 등급에 따라 적립률이 달라진다. /장윤석 기자

통합 마일리지 제도의 쟁점은 '전환 비율'이다. 탑승 마일리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정한 두 도시 간 직항거리를 기준으로 산정되며 항공권 종류나 운임 등급에 따라 적립률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일반석 특가 항공권보다 비즈니스 클래스 일반운임이 더 높은 적립률을 적용받는 식이다. 업계는 양사 간 적립 방식에는 세부적인 차이가 있지만 거리 기반이라는 공통된 산식이 적용되는 만큼 통합 시 큰 마찰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카드 사용 등을 통해 쌓은 '제휴 마일리지'다. 일반적으로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는 1000원당 1마일을 적립해왔기 때문에 적립 구조의 차이를 고려하면 통합 기준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 이용자들은 마일리지를 1대1로 전환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는 반면 대한항공 고객들 사이에서는 통합 과정에서 마일리지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과거 보고서를 통해 두 항공사의 서비스 수준과 적립 기준 등을 고려해 1대 0.9 수준의 통합 비율을 제안한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제휴 마일리지는 가치가 시장에서 유동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단편적인 수치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현재 외부 자문을 통해 가치 평가 및 통합 비율 산정을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중으로 양사 간 마일리지 전환 비율을 보고할 예정이며, 이후 면밀한 협의를 거쳐 고객 대상으로 이를 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오는 6월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통합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공정위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일인 지난해 12월 12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통합 방안을 제출하도록 했다. 통합안이 승인되면 양사의 마일리지는 단일 시스템으로 통합 운영된다.

hy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