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운 회장 법정행' 대방건설, 계열사 자금 대여 여전더팩트 기사제공: 2025-05-28 11:30:02

대방건설은 올해 1~4월 대방건설동탄, 대방이엔씨, 대방산업개발, 디비개발기업 등 계열사에 17차례에 걸쳐 운영자금을 대여했다. /대방건설

[더팩트｜황준익 기자] 시공능력평가 23위 대방건설이 오너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등에 자금 수혈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벌떼입찰' 의혹과 이를 통해 확복한 공공택지를 가족계열사에 전매한 혐의로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과 아들 구찬우 대방건설 대표는 검찰에 기소된 만큼 계열사에 운영자금을 대주는 경우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올해 1~4월 대방건설동탄, 대방이엔씨, 대방산업개발, 디비개발기업 등 계열사에 17차례에 걸쳐 운영자금을 대여했다.

자금 대여 규모는 4364억원으로 지난해 대방건설 별도기준 영업이익 1105억원의 4배 수준으로 지난해 1년간 대여한 4917억원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각 계열사에 운영자금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여금은 당좌대출이자율인 4.6%가 적용됐다.

계열사별 대여금은 대방산업개발이 73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방산업개발은 구 회장의 딸 구수진씨와 며느리 김보희씨가 지분 100%를 가진 비상장사다. 이어 △디비종합개발 705억7900만원 △디비토건 705억7900만원 △디비하우징 705억7900만원 △대방건설동탄 647억9000만원 △디비개발기업 316억1400만원 △디비이엔씨 316억1400만원 △대방이엔씨 227억원 등이다. 대방건설 외 계열사간 자금 대여도 활발하다.

지난달 기준 기업대출 금리는 4.14%로 5개월째 하락세다. 법인세법상 당좌대출이자율 4.6% 보다 낮다.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낮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계열사 자금 대여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금을 빌리는 계열사는 영세하거나 부실이 큰 기업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에 대규모로 지원하면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며 "특히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다 이를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 계열사 부실이 전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방건설은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1조61억원 중 87%인 8813억원이 계열사(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대방건설은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올랐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를 한 대방건설과 그 계열사에 과징금 205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2014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자신 및 계열사가 벌떼입찰 등의 방법으로 확보한 공공택지를 대방산업개발 및 자회사 5개에 전매했다. 공공택지는 총 6개로 전매금액은 2069억원이다. 벌떼입찰은 건설사가 공공택지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 편법 입찰하는 행위다. 대방산업개발과 5개 자회사는 대방건설의 지원으로 택지를 개발해 성장했다. 대방산업개발은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014년 228위에서 지난해 77위로 급상승했다.

검찰은 지난 26일 가족 계열사에 전매한 혐의를 받는 구 회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지난 3월에는 같은 혐의로 구 대표를 불구속기소 한 바 있다.

plusik@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