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장원영·KB증권 박은빈 등 스타 앞세운 마케팅 나서
키움증권은 광고 모델 사적 논란에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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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증권은 지난 3월 배우 고민시를 광고 모델로 전격 발탁해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키움증권이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채용한 것은 2020년 임영웅 이후 5년 만이다. /키움증권 |
[더팩트｜이한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자사의 얼굴이 될 광고 모델 활용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과거 여의도 증권가를 상징하던 정장 입은 일반인 모델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엔 인지도가 높고 남심을 사로 잡는 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 배우 박은빈 등 연예인 모델을 앞세운 '스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배우 고민시를 광고 모델로 발탁해 온라인은 물론 TV광고도 론칭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인 키움증권은 스타 마케팅에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고민시의 학교폭력(학폭) 가해 의혹이 불거진 영향이다. 여기에 연이은 전산장애나 거래량 부풀리기 등 시장 신뢰를 저해하는 키움증권의 최근 논란까지 겹치면서 나홀로 곤욕을 치르는 모양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먼저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우리WON MTS' 출시와 함께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문구의 켐페인을 공개하면서 장원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우리투자증권에서도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알리고, 인공지능(AI)을 통한 종목 추천과 거래 등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리투자증권이 장원영을 발탁한 배경으로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스타의 이미지를 활용해 고객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우리투자증권이 8개월 만에 투자매매업 인가를 취득하고 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올해 광고계에서 뷰티·패션·주류·식품 등 업계를 넘나드는 '광고 퀸'에 등극한 장원영의 이미지를 활용해 다재다능하고 신선한 매력을 뽐내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그룹 악동뮤지션 멤버 이찬혁을 모델로 쓰면서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에 방점을 뒀던 KB증권은 다시 여성 모델을 발탁하면서 남심 저격에 나서고 있다. KB증권의 새 광고에 등장한 주인공은 '스토브리그', '연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인기 드라마를 통해 정상급 배우로 거듭나 2023년부터 KB금융그룹 모델을 맡은 배우 박은빈이다. 박은빈은 그간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등 계열사 광고에는 등장했으나 KB증권 모델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보유한 선하고 밝은 이미지를 통해 역시 투자자들에게 친근함을 주는 것이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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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증권은 지난 3월부터 광고 모델로 배우 고민시를 내세웠지만 최근 고민시를 둘러싼 학폭 의혹이 나오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보고 있다. /키움증권 |
◆ 키움증권, 5년 만에 연예인 모델 발탁에도 '씁쓸'…광고 유지 여부는 '검토 NO'
5년 만에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채용한 키움증권도 최근 전통을 바꾼 증권사 중 한 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키움증권이 선택한 연예인은 드라마 '스위트홈', 영화 '밀수' 등을 통해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브래드 '갤럭시'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대세 연예인으로 떠오른 배우 고민시다. 고민시는 지난 3월부터 키움증권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광고 모델 발탁 두 달 만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고민시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학창 시절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대중의 질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고민시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는 학폭 폭로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자 사실무근으로 명예 훼손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대응했으나, 데뷔 초 역시 지인의 온라인 폭로로 미성년자 시절 음주 행위를 인정하기도 했던 고민시를 향한 민심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광고주인 키움증권은 우선 별다른 조치 없이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 팩트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고민시가 출연한 키움증권 광고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이어지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28일 키움증권 유튜브의 '20대의 투자를 시작부터 키움!' 영상 댓글에는 "학폭 가해자는 티비 좀 나오지 마라. 양심 좀 챙기자", "위약금 들가자", "20대 투자를 제목에 쓸 거면 20대를 쓰던가", '거래 이틀간 사고 낸 거나 좀 제대로" 등 반응이 높은 공감 수를 기록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고민시를 발탁한 배경은 투자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한다는 설명으로 타 증권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울러 네이밍 스폰을 진행하고 있는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의 젊은 팬들이 키움의 애칭으로 부르는 '큠'이란 단어를 활용해 '레디 큠'이라는 페인까지 고민시의 얼굴과 음성을 담아 광고를 만들었다. 투자에 눈을 뜨기 시작한 2030 신규 고객을 확대하고 이미지 광고를 포함한 영상 광고도 2편이나 제작해 공개하면서 공을 들였다.
키움증권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모델 고민시를 둘러싼 사적 논란이 장기화 된다면 올해 들어 전산장애와 해외 주식 거래량 부풀리기 의혹, 대표이사의 막말 논, 고객 소득자료 누락 해프닝 등 대내외적 논란에 연이어 휩싸이면서 신뢰도가 바닥을 걷는 와중에 이어진 사태로 부각돼 신규 고객 유치는 물론 기존 고객 이탈까지 연결될 가능성도 점쳐지는 이유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공을 들인 광고를 통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봐야 할 시기에 모델의 사적 논란이 최근 투자자들의 질타를 받은 사례들과 겹치면서 진위와 별개로 뭇매를 맞고 있다"며 "시장 신뢰가 중요한 증권사인 만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기 전에 광고를 유지할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