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양극재' 특허분쟁 대법원으로…中 업체 '재항고'더팩트 기사제공: 2025-05-30 10:42:02

중국 론바이테크놀로지 한국 자회사 재세능원은 지난 26일 LG화학과의 특허권침해금지 등 청구 송 증거보전 인용 결정에 불복해 기각 결정을 한 서울고법 민사4부에 재항고장을 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LG화학과 중국 업체의 양극재 특허권 다툼에서 중국 업체가 증거보전 인용에 불복해 항고장을 냈으나, 기각 결정이 나오자 대법원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재항고장을 냈다. 지연 전략이라는 평가 속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한중 특허 분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론바이테크놀로지 한국 자회사 재세능원은 지난 26일 LG화학과의 특허권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 증거보전 인용 결정에 불복해 낸 항고를 기각한 서울고법 민사4부에 재항고장을 냈다. 론바이테크놀로지는 글로벌 삼원계 양극재 출하량 1위 기업이다.

LG화학은 지난해 8월 재세능원이 NCM811(니켈 80%·코발트 10%·망간 10%) 등 양극재 제품 특허권 5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증거보전 절차를 신청했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는 인용 결정을 내렸다. 특허소송 전 증거를 미리 수집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충북 충주에 있는 재세능원 사업장을 상대로 검증기일을 진행했다. 재세능원은 증거보전 신청 인용 결정해 불복하며 항고장을 냈으나 서울고법은 지난 9일 이를 기각했다. 재세능원은 항고 기각에 불복해 대법원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재항고장을 냈다.

업계에서는 재세능원이 본격적인 특허소송 진행 전 '지연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LG화학은 법무법인 광장을, 재세능원은 법무법인 바른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상태다. 본격적인 특허소송은 대법원 재항고 판단 이후 진행될 전망이다.

LG화학이 신청한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불공정 무역 행위 조사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위는 지난해 11월 불공정 무역 행위 조사 판정을 특허소송 판결 시까지 중지하기로 의결했다. 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면 해당 조사도 지체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독일에서 진행된 중국 배터리 업체 선와다와의 특허소송에서 승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LG에너지솔루션

한중 배터리 업계 1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허 분쟁도 곳곳에서 발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국가지식재산국은 지난달 LG화학 양극활성 소재 제조 방법 및 리튬 이차전지용 양극 관련 기술에 무효 결정을 내렸다. 재세능원 소송에 맞불이라는 해석이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8.4%로 전년 대비 4.7% 줄었다. 반면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 6곳 합산 점유율은 67.1%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2020년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이 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독일에서 진행된 중국 배터리 업체 선와다와의 특허소송에서 승소했다. 독일에선 전기차 배터리 관련 최초 판매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선와다그룹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0위 업체다.

독일 뮌헨 지방법원 제7부는 지난 22일 LG에너지솔루션 특허관리전문회사(NPE) 튤립 이노베이션이 선와다그룹을 상대로 낸 배터리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튤립 측 손을 들어줬다. 헝가리에 본사를 둔 튤립은 LG에너지솔루션이 특허침해 대응을 맡긴 특허관리전문회사다.

소송 대상 특허 2건은 튤립과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으로 소유한 기술로 배터리 분리막과 관련돼 있다. 독일 법원은 선와다그룹이 직간접적으로 소유하는 잔여 배터리를 회수·폐기하고, 튤립에 손해배상을 지급하고 튤립이 이를 산정하도록 회계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주스티노 데 산크티스 튤립 최고경영자(CEO)는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기업이 사업 기반이 될 주요 기술 분야에 광범위한 라이선스를 확보할 훌륭한 기회"라며 "후발 기업에 공정한 특허 라이선스 기회를 제공해 공정·경쟁 환경 조성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사업과 관련한 지식재산권 보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31일 기준 등록 특허 국내 1만808건, 해외 2만9738건 및 출원 중인 특허 국내 1만3539건, 해외 1만8863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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