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로 한국GM의 철수설이 계속해서 불거지는 가운데 모그룹인 GM의 핵심 경영진 중 한명이 한국GM 생산량을 당장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1일 자동차 업계, 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린 제41차 번스타인 콘퍼런스콜에서 한국GM에서 생산 중인 쉐보레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 GX, 엔비스타의 수입량 조정 여부를 묻는 말에 "이들 차량의 수익 기여도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한국의 비즈니스는 매우 강력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한국사업장 전략 변화에 대해 "조금 더 두고 보고 접근하겠다(wait-and-see approach)"며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미국의 주요 파트너로 남을 것이고, 이는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최근 국내에서 제기된 한국GM 철수설과 상반된 내용이다.
모그룹인 GM은 한국에서 생산되는 차종의 생산과 수입량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제이콥슨 CFO는 "25%의 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할 결정을 서두르고 싶지 않다"며 "지금 보이는 가장 높은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한국의 비즈니스는 정말 강력하다"며 "현재 한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하고, 아직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해외 생산량이 조정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완성차 업계는 이번 발언을 GM이 한국에서 생산하는 차량들의 경제성이 매우 높은 만큼 생산 감소를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실제 GM이 한국에서 생산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은 엔트리 가격이 2만2000달러(3000만원)에 불과하다.
특히 한국GM만 생산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쉐보레 브랜드에서 실버라도 픽업과 이쿼녹스 크로스오버에 이어 판매량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GM은 지난 3월부터 한국GM에 3만1000대의 물량을 추가로 배정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발언에도 한국GM의 미국 수출 비중이 85%에 달해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장기간 유지될 시 한국GM 철수설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한국GM은 최근 전국 9개 GM 직영 서비스 센터를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386개 협력 정비센터를 통해 고객 지원 서비스를 대체 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평공장의 유휴시설과 토지 매각 방침 등도 밝혀 한국 사업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아주경제=한지연 기자 hanji@aj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