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이어져…시기, 속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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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 부진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이 겹쳐 '내우외환'을 겪는 산업계는 이번 대선으로 리더십 공백이 채워진 점에 안도하며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전용 부두에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는 모습. /현대차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 여파로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된다. 내수 부진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이 겹쳐 '내우외환'을 겪는 산업계는 새 정부가 빠른 시일 내에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응하기를 촉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572억7000만달러(79조2502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수치다. 수입은 5.3% 줄어든 503억3000만달러(69조6467억원)로 집계됐다.
품목별 관세 25%를 부과받는 자동차는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62억달러를 기록했다. 철강 역시 품목별 관세 영향 등으로 12.4% 줄어든 26억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25%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세워 생산량을 늘리고,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등 현지 전략에 집중하지만, 출혈 없이 불확실성을 대처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현지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한국GM)은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철수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GM은 인천 부평공장 물량을 추가로 배정하며 잠재우고자 했으나, 최근 유휴자산 등을 매각한다고 밝히면서 철수설에 다시 불을 지핀 모양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제철은 협력·경쟁 관계를 이어온 포스코와 손잡고 미국 루이지애나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으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관세 영향을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관세에 따른 풍선 효과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현지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산에 돌입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다만 보조금 정책 변동성에 영향이 큰 상황이다.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과 다음 달 8일까지 합의에 도달하기로 했으나 변동성이 크다. 시한이 조정되지 않는 이상 새 정부에게 주어진 시간은 1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자동차 수출이 핵심 협상인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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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에 참석차 방한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뉴시스 |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관세 전쟁에 일시 휴전을 합의했으나 다시 양국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전략 수립 과정에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들쭉날쭉한 양국 관계 속에서 국내 업체 수출길에 장애물을 걷어주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내 움직임도 변수다. 미국 국제무역법원(USCIT)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상호관세를 부과한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제동을 걸었다. 다만 항소법원은 USCIT 판결 효력을 정지한 상태다. 연방대법원이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산업계 변동도 국내 업체 생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 구조조정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 업체가 우후죽순 생긴 중국은 수출 물량과 국가 수를 고려해 유력업체만 남기고 구조 조정하는 분위기다.
중국 내부 우려도 있는 상태다. 환구시보는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가 신에너지차(NEV) 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유지하고 시장 독점 등을 자제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중국 전기차 업체 조정 분위기 속 동남아 등 시장에서 한국 업체와 경쟁은 가속할 전망이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실장은 "불확실성에 '맞춤 대응'이 중요하다. 섣부르게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속도와 시기를 잘 고려해 맞춤형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인협회 글로벌리스크팀 팀장은 "FTA(자유무역협정) 정신으로 돌아가서 (미국의 관세를) 0%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 보편관세가 10%인데, 그 미만으로 받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철강 등 품목 관세와 관련해) 조선산업 협력 등 미국이 원하는 당근을 제시하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에게 유리하도록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