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출 종합대책' 추진·대출원리금 상환부담 경감
금융소비자 보호 제도개선·디지털 자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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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인천 계양구 사저를 출발하며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금융 공약은 회복과 소비자 보호, 디지털화다. 코로나19 펜데믹 시절 확대된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채무조정이 이루어지며 대출원리금 상환부담을 낮추는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재편을 비롯해 소비자보호기구 기능과 독립성을 강화하며, 불법 대부업 신고 보상금도 늘릴 전망이다. 디지털자산 생태계 정비를 통해 '디지털자산 허브'를 설립한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4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회복·성장·행복'을 3대 비전으로 설정하고 있다.
새 정부의 정책 기조는 훼손된 경제기반을 복구하고 산업구조 전환과 법·제도 개편을 통한 성장동력을 회복하고, 급변하는 대외환경과 저출생·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경제 성장에 집중해 국민 모두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3단계 구조'다.
금융 부문에서도 회복과 성장을 위해 소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금융소비자 보호 제도를 대폭 강화한다.
우선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에 대해 만기연장·상환유예 제도를 시행, 지난 2023년에 만기를 일시에 2년 연장했다. 이에 따라 올해 9월이면 약 71조원에 달하는 '코로나 빚'의 만기가 도래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피해 소상공인 지원방안도 함께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 정부는 '코로나 대출 종합대책'을 마련해 '새출발기금'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출발기금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시행 중인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 대상 채무조정프로그램으로 3개월 이상 장기연체에 빠진 부실 차주와 폐업자, 6개월 이상 휴업자,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이용차주 등을 대상으로 만기를 연장해주거나 원리금을 70% 감면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 기준 누적 신청 금액은 19조3684억원에 달했지만 실제 채무 조정은 28%(5조5019억원) 수준이었다.
가계빚으로 인한 개인 부담을 축소하기 위한 정책도 시행된다. 대출원리금 상환부담 대폭 감축하기 위해 가산금리 산정 시 각종 출연금 등의 법적 비용이 금융소비자에게 부당전가되지 않도록 은행법 개정을 추진한다.
은행은 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는 '기준금리+가산금리' 방식으로 이자를 책정하는데, 가산금리에는 은행이 부담하는 비용(예금보험료, 기금 출연금 등)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 중 일부는 사실상 소비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은행의 의무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해 금리를 올리는 관행이 있었다. 이를 줄여 개인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는 의도다.
선량한 채무자에 대한 금융 보호 강화를 위해 장기소액연체채권 소각 등을 위한 배드뱅크 설치하고, 특별감면제·상환유예제 등 청산형 채무조정 적용 확대도 추진하게 된다.
또 포용금융을 확대하고 취약계층의 금융 진출 문턱을 낮추는 정책도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 설립이 추진되고, 소외지역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금융 점포를 운영해 디지털금융 접근성이 낮은 노년층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자산에 집중된 가계자산 구성을 분산하기 위해 6080 맞춤형 주택연금제도를 확대할 전망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총 자산 대비 부동산 비중은 2023년 기준 75%에 육박한다.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에 묶이면서 노년에 추가 소득이 없는 경우 생활이 어려운 경우도 나타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연금을 가입하고, 연금을 수령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6080 맞춤형 주택연금제도는 가입대상과 주택가격 요건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정책서민금융의 안정적 재원 마련을 위해 금융회사 출연금 등을 활용한 (가칭)서민금융안정기금을 신설할 방침이다.
금융제도 선진화를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정책도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금융위원회의 조직개편이 우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8일 정책공약집을 발표하면서 "기획재정부의 예산 기능을 분리하고 금융위원회가 감독과 정책 업무가 뒤섞여 있어 분리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될 경우 금융위는 기능이 쪼개지며 해체될 수도 있다. 금융위의 금융정책 총괄 기능과 금융공기업은 재경부로 넘어가고, 금융감독 관련 법령과 금융기관 설립·합병·전환·인허가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위원회가 신설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더불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사회 전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회계제도 재정비, 혁신금융서비스 확산을 위한 오픈파이넌스(개방형 금융시스템) 활성화 방안 마련도 추진될 전망이다.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정비해 우리나라를 '디지털자산 허브'로 만드는 방안도 시행된다.
이를 위해 가상자산 2단계법(업권법)을 제정하고, 국가 차원의 산업육성을 위해 혁신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민간 중심의 실증사업을 발굴하고, 규제를 간호솨해 블록체인 특구의 실효성도 높인다.
또 가상자산과 연계상품에 대한 제도화와 안전한 투자기회를 보장할 계획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발행과 상장, 거래를 허용하고, 통합감시시스템 설치와 안전성이 담보된 가상자산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 등 스테이블코인 활용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토큰증권의 법제화도 추진한다. 국채, 미술픔, 특허 등 전통적인 증권으로 거래되지 않던 자산들의 제도권 거래를 허용하고, 장외유통플랫폼을 제도화해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공정한 가치평가와 회계감사 체계 구축 등으로 투자자 보호 정책도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보험 부문에서는 반려동물과 관련해 표준수가제 도입과 인프라 개선을 추진하고, 이를 활용해 반려동물보험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표준수가제는 사람 건강보험의 급여항목처럼 진료행위나 항목별로 수가를 통일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반려동물의 경우 표준수가가 없어 동물병원마다 치료비가 제각각이고 비싸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건강보험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본인부담상한제를 도입해 '우선지급-사후정산'을 통한 보험가입자 부담 경감을 추진한다. 일정 기준을 넘는 본인부담금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이 초과분을 미리 지급하고, 연말정산때 실제 소득과 부담금 등을 정산해 지급액을 조정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환자가 1년간 병원비를 1000만원을 냈고 상한선이 300만원이라면 초과분 700만원을 나중에 돌려받지만, 1000만원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반면, 우선지급 방식은 300만원까지만 환자가 부담하고, 그 이상은 건보공단이 선지급한 뒤, 변동사항을 연말정산때 다시 정산하는 방식이 된다. 초기 자금 부담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 부담 완화가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생명보험·손해보험·독립보험대리점(GA)을 아우르는 통합 상호협정 체결을 통한 시장질서 확립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과열 경쟁과 모집인 이동 등의 문제에 대해 자율적으로 공동 기준을 정하고, 이를 위반할시 제재나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시장질서 확립과 소비자 보호 강화, 불필요한 보험 갈아타기 감소 등의 효과가 전망된다.
kimthi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