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출범] 증시 부양책에 연고점 찍은 코스피…'삼천피' 언제쯤?더팩트 기사제공: 2025-06-04 11:42:03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4일 코스피가 장 초반 2%대 강세를 보이면서 연고점을 돌파한 가운데 연내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021년 1월 6일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이한림 기자] 코스피가 대선 후 첫날 장에서 연고점을 돌파하는 등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이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증권가도 코스피 전망 상단을 올려잡으며 화답하고 있다. 시장이 진단한 '삼천피'(코스피 지수 3000)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관련 보고서를 낸 9개 증권사의 올해 하반기 코스피 평균은 2698.97이다. 이날 코스피가 장중 최고 2760선을 돌파하면서 여전히 중간값 전망보다 200 넘게 모자르지만, 향후 증시 방향성에 따라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가 코스피 눈높이를 일제히 높인 배경으로는 우선 역대 대선 후 코스피 흐름에 따른다. 코스피가 출범한 1980년 이후 9번의 대선에서 선거 한 달 후 6번이 상승했고, 대선 후 1년 기준으로도 6번 오르는 등 상승 비중이 높았다. 올해 대선은 전 대통령 탄핵 후 이어진 선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기대감도 상승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사별로는 유진투자증권이 올해 하반기 코스피 최고점을 3050으로 잡으면서 유일하게 삼천피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이 선거 기간에도 증시 부양책을 이른 시일 내 추진하겠다고 공언했고, 대규모 2차 추가경정(추경) 예산 편성을 약속하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흐름이 유지할 것으로 전망해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에서 민생과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가능성도 긍정적"이라며 "20조원 규모의 추경이 나오면 금리도 그만큼 상승할 수 있지만, 증시 입장에서는 정책 기대감으로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외인의 투심에 따라 코스피가 오를 가능성을 내다본 증권사도 나왔다. 이 대통령의 자본시장 활성화 공약과 대선 전후 증시에 나타난 상승 랠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우려에 올해 다소 소극적인 투자세를 보인 외인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에 가하는 하방 압력을 줄여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4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이 인천 계양구 사저를 나서면서 인사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실제로 이 대통령 당선 후 이날 코스피는 외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오전 11시 23분 기준 2%대 강세를 기록 중이다. 이중 외인은 개장 후 2시간여 만에 480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이날 차익실현에 집중한 개인의 수급 이탈을 막아내는 중이다. 코스피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300여 일만에 2760선까지 오르면서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600선 위에서는 외국인 유입이 필요하다. 외국인은 1개월간 액티브 성격으로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며 "관세 부과 매크로 영향은 지연되고 협상 기대가 높아져 있어 6월 큰 변동성은 피해 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내 코스피 상승 흐름엔 동의하나 대외적 변수에 따른 신중론도 이어진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자본시장 위축 우려가 여전하고, 금리 인하 시기에도 부진한 내수 흐름과 고물가 기조에 더해 무역 환경마저 악화한다면 증시에 깔린 상승세를 장기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측면에서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및 국내 정책에 대한 기대가 우호적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매크로 측면의 펀더멘털은 취약한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는 3분기 조정을 거쳐 4분기에나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법 개정이 필수인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 소각 제도화나 이사의 충실 의무가 주주까지 확대되면 기업의 의사 결정 속도가 늦춰져 자칫 신사업이나 투자, 나아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사가 새 정부의 방향성을 따라가고 뒷받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거버넌스 문제 개선이나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확대 등 근본적인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나 이재명 정부의 핵심 증시 부양책인 주주 중심의 자본시장 형성이 올바른 방향일지는 실현 여부와 함께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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