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2일 "한미 통상장관 간 셔틀 협상을 본격화하겠다"며 대미 통상 대응 체계를 강화할 뜻을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통상·산업·에너지를 망라한 '대미협상 TF'를 확대 개편하고, 우리 측 실무 수석대표를 국장급에서 1급으로 격상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라의 명운이 걸린 한미 통상 협상을 앞두고 통상교섭본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반영한 실용주의 협상 기조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통상 환경 속에서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협상을 통해 향후 5년간 한미 간 산업·통상·투자 협력의 구조적 틀을 새로 구축하고, AI·디지털 등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여 본부장은 자신이 공직을 시작한 1990년대 초 WTO 출범기의 경험을 언급하며 "당시를 '글로벌화의 여명기'라 한다면, 지금은 통상 질서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변곡점"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워싱턴 싱크탱크에서의 경험을 상기하며 "지정학적 경쟁, 기술 혁신, 보호무역 확산, 산업정책 경쟁 등 복합적인 변화가 단기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런 세상에서는 우리도 구조를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대한민국이 산업통상 인재와 통상교섭본부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내부를 향한 메시지도 나왔다.
여 본부장은 "영민한 판단력, 전략적 사고, 실물경제 감각, 그리고 상공부의 DNA를 가진 도전적 근성이 필요한 시기"라며 산업정책과 통상정책의 시너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미국을 필요로 하듯, 미국도 대한민국을 필요로 한다"며 "상호 호혜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당당히 협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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