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WON모바일' 가입자, 출시 두 달여 만에 2만명 육박
알뜰폰 사업 수익성 확보 어려워…신규 고객 유입 유도 목적도
 |
| 은행 알뜰폰 시장 후발주자인 우리은행이 '우리WON모바일' 출시 두 달여 만에 2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유치했다. 사진은 우리은행이 '우리WON모바일'을 출시하고 걸그룹 아이브(IVE)의 장원영을 모델로 한 신규 광고. /우리은행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은행 알뜰폰 시장 후발주자인 우리은행이 '우리WON모바일' 출시 두 달여 만에 2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우리은행은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모델로 MZ세대 공략에 나서며 미래 고객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은행의 알뜰폰 사업은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만큼 기존 KB국민은행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4월 18일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알뜰폰 서비스 '우리WON모바일'을 정식 출시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WON모바일'은 출시 두 달여 만에 2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모으며 순항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우리WON뱅킹 앱과 전용 홈페이지에서 100% 비대면으로 가입 가능하며, 복잡한 절차를 대화형 UX로 대체해 접근성을 높였다. 18세 이하 청소년이 비대면으로 셀프 개통 가능하다.
요금제는 월 5000원대부터 3만원대까지 총 34종이다. 우리은행의 주거래 고객일 경우 급여이체나 예적금,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최대 월 3300원의 요금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전용카드와 고금리 적금상품 가입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 은행 부수업무 공고 이후 알뜰폰 사업을 단계별로 준비해 왔다. 지난해 6월 LG유플러스와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7월에는 관련 전담조직인 모바일사업플랫폼부도 신설했다. 올해 3월 6일 알뜰폰 사업을 위한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WON모바일'은 실속있는 요금제와 간편한 가입 절차를 앞세워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합리적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며 통신과 금융의 결합이라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전속 모델인 장원영과 연계한 굿즈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우리WON모바일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이 통신비 절감과 금융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며 "앞으로도 정부 정책 방향과 협회 의견을 반영해 알뜰폰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주 고객층인 2030세대와 10대 청소년을 은행의 주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요금 할인 폭을 높이기 위해선 우리은행 상품에 다수가입해야 하는 구조여서다. MZ세대를 주 거래은행으로 유인하는 일종의 '락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WON모바일이 저렴한 가격대를 통해 결국 초기에는 수익성보다는 사업 자체의 확장을 우선시 두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 자체가 수익성보다는 고객 유치 및 락인효과나 시장 활성화 등 다양한 효과들도 같이 거둘 수 사업이고 우리은행도 이런 것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965만명으로 전월 대비 10만명 늘었다. /더팩트 DB |
국내 알뜰폰 가입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낙관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965만명으로 전월 대비 10만명 늘었다. 업계에선 연내 1000만명 돌파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같은 기간 알뜰폰 시장 점유율도 16.9%로 전년 동월 대비 3.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알뜰폰 시장에 대한 규제는 여전한 고민거리다. 현재 국회에서는 은행과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개정안 입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통신3사 자회사와 금융그룹을 포함한 대기업 계열 알뜰폰 회사들의 점유율을 51%로 추정된다.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점유율 상한이 정해져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은행의 알뜰폰 사업은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에 대한 고민도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KB국민은행은 실제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B국민은행 6년 전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해 통신 3사(SKT·KT·LGU+)와 모두 협약해 소비자 망선택권을 확보하고 요금제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그러나 수년째 흑자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KB리브 모바일의 손실액은 △2019년 8억원 △2020년 140억원 △2021년 184억원 △2022년 160억원 △2023년 113억원에 달한다. 지난 4월 말 기준 리브모바일 누적 가입자 수는 약 43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이었던 2024년 4월 말과 비교해 1만명이 증가한 셈이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은 알뜰폰을 통한 통신-금융 시너지 창출을 위해 높은 금리를 주는 특판 상품을 내놓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우리카드 '우리WON모바일 전용카드' 출시 및 우리은행 '우리WON모바일 적금'을 출시 했으며, 금융과 라이프스타일을 융합한 다양한 상품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