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국내 서비스 초읽기…단말 평가만 남았다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4-27 12:00:00

저궤도(LEO, Low Earth Orbit)를 활용한 초고속 위성통신 시대가 한국에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저궤도 위성통신 단말기의 기술기준 마련을 완료하면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비롯한 민간 위성통신 사업자들의 국내 서비스 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스타링크, 원웹 등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자들이 국내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모두 정비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 단말기 도입을 위한 기술기준 개정이 최근 규제 심사를 통과해 확정됐다.
이제 스타링크는 국내 단말기 적합성 평가 절차를 거치고 국경간 공급협정 승인까지 마치면, 연내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스타링크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초대형 위성인터넷망 구축 프로젝트다.
스페이스X는 지구 저궤도에 약 2만4000기의 통신위성을 배치해, 지구 전역에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수천 기의 위성을 궤도에 올렸고, 북미·유럽·호주 등지에서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스타링크코리아가 설립되며 국내 진출 작업이 본격화됐다.
스타링크코리아는 2023년 5월 정부에 국경간 공급협정 승인을 신청했고, 동시에 국내 서비스 개시를 위해 필요한 각종 행정절차를 밟아왔다.

과기정통부는 이에 맞춰 위성통신 단말기 기술기준을 새로 마련했다.
저궤도 위성과 직접 통신하는 단말기의 특성을 반영해, 기존 정지궤도 위성 단말과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이번 기술기준 개정으로 스타링크, 원웹 같은 사업자들은 국내에 단말기를 들여와 국립전파연구원(RRA)에 적합성 평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김남철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이제 사업자가 단말기를 제출하면, 기술기준에 따라 적합성 평가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 절차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안에 스타링크 국내 서비스 개시가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스타링크 측의 준비 상황과 행정절차 완료 여부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김 국장은 "날짜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올해 중 서비스 개시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타링크 서비스가 개시되면 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도서·산간 지역이나 원양 선박, 항공기 등에서도 고속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진다.
기존 지상 통신망의 한계를 보완하고, 재난·비상 상황에서 통신망 복구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민간 사업자의 진출과는 별개로, 정부는 자체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누리호 발사체를 이용해 통신 위성 2기를 저궤도에 발사하고, 자체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올해부터 '6G 표준 기반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개발 및 검증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 사업은 단순히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저궤도 통신에 필요한 통신 탑재체, 위성 본체, 지상국·단말기 등 핵심 부품과 시스템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6세대(6G) 이동통신 표준(3GPP NTN)과 연동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총 32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만 연구개발(R&D)에 약 317억원이 집행된다.
과제별로 위성 본체 개발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위성에 들어갈 통신 탑재체 개발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단말국 구축에는 ㈜쏠리드가 각각 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 선정됐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제표준 기반의 저궤도 위성통신에 대한 투자를 통해 국내 위성통신 분야 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며 "이 과정에서 이동·위성통신 부품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해 핵심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출연연구소의 축적된 기술을 민간에 적극적으로 이전·확산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