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거짓이라 못하는 홍길동 판결”… 김부겸 “다행… 당원으로서 시름 덜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무죄]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3-26 19:04:13

여야 잠룡들 엇갈린 평가
홍준표 “무죄 정해놓고 논리 만들어”
오세훈·한동훈 “대법이 바로잡아야”
김선민 “원칙 승리… 정치 검찰 완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에서 1심 때와 다른 무죄판결을 받자 여당 주요 ‘잠룡’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반응했다.
‘홍길동 판결’,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이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야당 내에서는 이 대표 판결을 즉각 환영하는 언급이 쏟아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6일 서울고법의 이 대표 무죄 판결 직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무죄를 정해 놓고 논리를 만들었다”고 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 “그렇지만 그 정도로 후보 자격 박탈하기는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었겠다”면서 “지난번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도 대법원에서 소극적인 거짓말은 거짓말이 아니라는 기상천외한 이유로 파기환송을 받은 일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5년 전인 2020년 대법원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판결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놓고 ‘적극적인 공표행위라 볼 수 없다’며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던 것을 끄집어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허정호 선임기자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단순한 사건을 두고 1심과 2심 판결이 양극단으로 나온 것을 어느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겠느냐”며 “국토부 협박이 없었는데 협박이라 말해도, 해외출장 가서 함께 골프까지 쳤는데 그 사람을 모른다고 해도 허위사실 공표가 아니라면, 얼마나 더 심한 거짓말을 해야 허위사실이 되는 건가”라고 따졌다.
그는 이어 “거짓말을 거짓말이라 하지 못하는 ‘홍길동’ 판결”이라며 “법원이 3심제를 하는 이유는 이런 문제를 바로잡고 사법부가 최종 심판을 내리기 위한 것이다.
대법원은 조속히 최종심을 진행해서 오로지 법리에 따른 엄정한 판결을 하루속히 내려주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 “대선주자가 선거에서 중대한 거짓말을 했는데 죄가 아니라면 그 사회는 바로 설 수 없다”며 “대법원이 정의를 바로세우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 대표 선거법 위반 무죄 판결은 법에도 반하고, 진실에도 반하고, 국민 상식에도 반하는 판결”이라며 “힘 있는 사람에게는 ‘거짓말’이 ‘의견’이 되어 유죄가 무죄로 뒤집힌다면 정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이 판결은 정치인에게 주는 ‘거짓말 면허증’”이라며 “이 대표에게 ‘거짓말 면허증’을 내준 서울고법 판결을 대법원이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부겸 전 총리(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공동취재사진

야권 내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야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다행이다.
당원으로서 한시름 덜었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헌정질서 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도,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산불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역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판결은 원칙과 상식의 승리이고 정치 검찰의 완패”라면서 “무엇보다 이 대표 무죄판결은 검찰 권력을 향한 파면 선고”라고 했다.
이도형·배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