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현장 가고, 서해수호의날 기념식도 참석… 이재명, 조기대선 행보 가속화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3-29 20:00:00

공직선거법 2심 무죄로 ‘사법리스크’ 부담 털고
민생·안보 챙기기로 野 대권 주자 존재감 부각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무죄 선고로 ‘사법리스크’ 부담을 일부 털어낸 이 대표는 조기대선을 향한 걸음을 본격화했다.
산불피해 수습과 안보 메시지를 주축으로 야권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강하게 부각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산청 화재 이재민 대피소인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2심 직후부터 수일째 산불 현장 지킨 李

이 대표는 지난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판결 이후 첫 일정으로 영남 산불 피해 지역을 찾았다.
이 대표는 선고 직후 곧바로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경북 안동을 찾아 이재민들을 만나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 대표가 2심 선고 후 첫 공식일정으로 재난 수습을 택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민생 챙기기로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의 산불 피해 현장 방문 배경과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집행권한이 없는 야당의 입장에선 재난현장에 가서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한계는 있다”면서도 “재난 상황에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직접 만나고 불만을 들어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다음 날인 27일에도 이번 화재로 전소한 천년고찰 고운사를 시작으로 의성과 청송, 영양 일대의 산불 피해 현장을 잇달아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재민 대피소에서 산불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만나 목소리를 청취하기도 하고 산불 피해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민에 위협을 당하거나 이 대표가 욕설을 했다는 논란이 이는 등 잡음도 발생했지만, 이 대표는 다음 날인 28일에도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다시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28일 경남 산청의 산불 현장 지휘소와 이재민 대피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29일에도 경북 영덕의 산불 피해 현장과 이재민 대피소 등을 방문한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리는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수호 영웅들 기억”… 안보 강조

민생 행보 외에도 이 대표는 ‘안보’를 강조하며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부각했다.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 대표는 2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0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 여당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기념식 참석에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대표는 안보 행보를 부각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표는 “북한의 기습 공격과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영웅들을 기억한다”며 “제2연평해전부터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까지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위해 목숨을 바쳐 사망한 55인의 용사들과 모든 장병의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었다.
가슴 깊이 경의와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숭고한 희생을 감내한 유공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앞장설 것”이라면서 “안보 정책을 두고는 다양한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중국이 최근 서해에 불법 구조물을 설치한 것을 거론하며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장병들의 피땀으로 지켜낸 서해가 중국의 불법 구조물 설치로 수난 중”이라며 “민주당은 모든 영토주권 침해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우리 서해를 더욱 견고하게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외교 노선과 관련해 일각에서 ‘친중(親中)’으로 편중됐다는 비판과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분명하게 선을 그어 중도층 확장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