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사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진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남동 관저에서 빨리 나가고 싶다'며 경호처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행정관은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여사가) 대책 없이 '빨리 (아크로비스타로) 가겠다고 해 경호처 간부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직 대통령이기에) 일반인들이 포장이사를 불러서 이사하는 것과는 천지 차이"라며 "빨리 나가고 싶다며 무조건 쫀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이에 직원들이 불만, 이상한 말까지 밖에서 하고 다닌다더라"고 김 여사 요구 때문에 경호처가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서울 서초구 주상복합 아크로비스타 경호환경에 대해 박 전 행정관은 "아크로비스타는 공동주택이기에 경호 취약성도 많고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전직 대통령 경호를 위해서는 "전직 대통령이 머무는 곳과 경호동이 한 울타리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는데, 그러려면 경호원의 대기 장소, 대통령과 영부인과 각각 별도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폐쇄회로(CC)TV도 독립 CCTV로 관제 되어야 하고, 6명 1조로 3교대 근무를 하는 경호원은 교대 인원이 대기하는 장소와 경호를 종합 관리하는 경호 CP가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전 행정관은 "대통령이 머무시는 곳과 경호 CP 사이에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무슨 사건이 터졌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고 전용 주차 공간 등이 필요하다"라고도 했다.
과거 윤 전 대통령이 당선 뒤, 취임 후 6개월여 동안 아크로비스타에 머물 땐 주민들이 양해해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경호 CP를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있던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뒀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이 못돼 경호처의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박 전 행정관은 아크로비스타 사저 바로 옆집을 경호동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옆집 주인이 이를 허락할지, 또 집을 비우고 금방 어디로 가냐"며 이는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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