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행 불출석에 시작부터 언성
禹 의장 “일방적… 헌법 무시” 비판
총리실 “권한대행 참석 전례 없어”
대선 정국 ‘파면 책임론’ 정쟁 가열
민주 “내란정당” 발언에 국힘 발끈
반말 오가며 몸싸움 직전까지 충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처음이자 6월3일 조기대선 전 사실상 마지막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 불출석 문제,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한 책임,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문제 등을 두고 충돌을 거듭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소추, 파면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감정이 극도로 고조된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몸싸움 직전까지 치닫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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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자 당 소속 의원들이 말리고 있다. 뉴시스 |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무총리가 일방적으로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했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한 국무총리든 대통령 권한대행이든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라며 “일방적 불출석은 헌법을 무시하는 건지, 국회를 무시하는 건지, 국민을 무시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4월 임시회 대정부질문은 진즉부터 예정된 일정이다.
다른 일정 때문에 불출석한다는 건 가당치 않다”며 “시급한 현안 처리와 민생 현장 점검을 핑계 대는 것도 납득되지 않는다.
국정 공백은 총리 혼자 메꾸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때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민주당 의원들 역시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해 고성을 터뜨렸다.
고성이 이어지자 우 의장이 “조용히들 하라. 대정부 질의하는데 국무위원이 오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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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어있는 국무위원석 우원식 국회의장(오른쪽)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불출석한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판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
헌법의 근본인 국민 주권주의 실현을 위한 헌법적 의무”라며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무책임한 태도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총리실은 앞서 이날부터 16일까지 열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한 권한대행이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대통령 파면 이후 권한대행이 대정부질문에 나간 전례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국민의힘의 책임 등을 두고 고성과 반말, 삿대질, 심지어 몸싸움 직전까지 치달을 정도로 충돌을 이어갔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단상에 올라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란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거나, 내란에 동조한 사람들이 잇달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면서 “내란에 동조한 국민의힘도 마찬가지 국민께 석고대죄해야 하나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 의원이 발언 시간 종료 후 마이크가 꺼진 상황에서 또다시 “국민의힘은 내란 공모 정당”이라고 발언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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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야, 조용히 해”, “야라니”, “사과해야지”라는 고성이 이어졌다.
의원들 간 감정이 격해지며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치하며 한때 몸싸움이 벌어지기 직전 상황까지 긴장이 고조됐다.
한 의원은 다른 의원에게 “자신 있느냐”고 도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각 당 의원들이 동료 의원을 뜯어말리는 상황도 벌어졌다.
사회를 보던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의원들을 향해 수차례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하고, 대치하고 있던 의원들을 향해서는 “나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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