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기념식 참석 “통합” 강조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최근 연설에서 ‘국가 비전’을 연이어 언급하면서, 사실상 대선 주자급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 차출론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채로 ‘가능성 열어두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20일 총리실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19일 제65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국내적으로 사회적 갈등과 국론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며 “저는 위기 극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통합이 곧 상생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대화하고 협력한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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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왼쪽에서 두번째)와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 목사(왼쪽)가 20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기도하고 있다. 명성교회 제공 |
한 권한대행은 같은 날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선 12조원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의결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민생을 제대로 돌보며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은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자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의 이 같은 발언들은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시기와 비교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신을 주어로 언급하거나 국가관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메시지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잇따르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에 복귀한 한 권한대행은 파병 부대장과의 통화를 비롯해 영·호남의 핵심 산업도시를 방문하는 등, 대선 주자급의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출마 가능성을 둘러싼 관측을 더욱 키우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최근 행보와 언행, 불출마 발표가 없다는 점을 모두 감안하면 결국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그는 선출되지 않은 총리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는 데 대한 우려에 “내 권한은 헌법과 관련 법률에서 비롯된다”며 “권한대행과 선출된 대통령 간에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에 차이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비슷한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황 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도 뒤늦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황 전 총리가 2021년 MBN에 출연해 밝힌 바에 따르면 황 전 총리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나라를 지키는 게 최우선이고 다른 생각은 없다”며 출마설을 일축했다고 한다.
조병욱·백준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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