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생일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소년공이 원내 제1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언제나 기회보다 위기가 많았던 삶"을 살아왔다고 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61)는 정치적 고비를 번번이 이겨내 대권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경북 안동시에서 5남2녀 가운데 다섯째로 태어난 이 후보는 출생신고를 제때 하지 못해 정확한 생일을 알지 못한다.
어머니가 점쟁이에게 물어 생일을 정했을 뿐이다.
그는 12살 때부터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작업 중 프레스에 왼쪽 팔이 끼는 사고로 6급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다.
고입과 대입을 검정고시로 치른 그는 중앙대 법대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해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다.
성남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뒤 지역 비리 문제에 맞서며 정치에 뛰어들었다.
이 후보는 27일 후보 수락연설에서 "2004년 3월28일 성남공공병원을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2006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성남시장에 출마하는 등 성남에서 시장과 국회의원 등에 도전했지만, 연이어 낙선한 뒤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공직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에 '하야'를 주장하며 관심을 얻었다.
민주당 대선경선에 도전했지만 3위로 낙마했다.
이어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2021년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돼 본선에 도전했지만, 0.73%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이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도전해 당선됐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두 차례 연속 당선돼 당 대표에 올랐고, 당내 주류로 부상했다.
2024년 1월2일 부산 가덕도 공항을 방문했다가 목 부위를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는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이제 증오하고 죽이는 전쟁 같은 정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총선에서 이 후보가 이끈 민주당은 175석을 얻어 압승했다.
2024년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야당을 이끌고 계엄해제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후보는 대선후보 수락의 변을 밝히며 "저 이재명은 지금부터 여러분이 지어주신 희망의 새 이름"이라며 "세계를 선도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 국민의 유용한 도구이자 충직한 대표 일꾼의 이름"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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