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버스 타고 전국 누빈다”… 이재명 ‘민심 밀착’ 시동 [6·3 대선]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30 18:26:14

닻 올린 ‘매머드 선대위’… 지역 공략 예고
경북 3선 이인기·강원 우상호 등
공동 선대위원장에 전진 배치
전국 13개 권역 나눠 표밭 훑어
“지역별 투표율, 의원 평가 반영”
李, 5월1일 선거법 상고심 출석 대신
경기북부·강원 1차 경청투어 나서

30일 출범한 ‘매머드급’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진짜 대한민국 선대위’가 본격적으로 지역 공략에 나선다.
각 지역 출신 인사들을 선대위 곳곳에 배치하고, 지난 총선에 이어 ‘골목지도’를 만들어 지역을 밀착해 공략할 예정이다.

선대위의 규모가 커진 만큼, 민주당은 전국 곳곳 각계각층을 공략해 표를 끌어모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탄핵 정국 이후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향후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이 후보 역시 대선 행보 콘셉트를 ‘경청’으로 잡고 전국을 훑을 예정이다.

구호 외치는 선대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에서 일곱 번째)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선대위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박지원 의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경수·김부겸·김동명 총괄선대위원장, 윤여준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이 후보, 박찬대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정은경·강금실 총괄선대위원장, 정동영·이인기 공동선대위원장. 허정호 선임기자

이 후보는 이날 선대위 출범식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 목소리를 듣고, 국민과 함께 나아가겠다”며 자신부터 지역에서 여러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민석 수석최고위원도 “경청하며 현장에 올인하자, 이것이 후보의 방침”이라며 “실무본부장 외엔 여의도에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보는 경청버스를 타고 전국 누빌 것”이라며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지방의원 당원 모두 경청루트를 빼곡히 채우고 포스트잇으로 경청메모를 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청한 의견은 백서화해 국정운영에 반영할 전망이다.

이 후보는 1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 출석하지 않고 현장행보를 강행한다.
선대위 공보단 단장인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5월 1일부터 3박 4일간 경기북부와 강원도로 1차 경청 투어를 한다”며 “인구가 적고 상대적으로 서울로부터 소외됐다는 지역을 먼저 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능하면 후보 스스로도 구석구석 두 발로 적시면서 경청하는 행보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선대위의 지역 공략의지는 인선에서도 드러난다.
지도부외에 경북에서 3선을 한 이인기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원, 강원도 철원 출신인 우상호 전 의원, 부산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배치됐다.
지역공략의 선두주자가 될 ‘골목골목 선거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은 추미애 의원이 맡았다.
대구 출신인 추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도 겸임한다.
골목골목 선대위의 상황실장은 ‘7인회’인 김영진 의원이 담당하게 됐다.
친명(친이재명) 핵심인사를 상황실장에 배치한 인선에서 이 후보의 의지가 드러난 셈이다.
전국을 13개 권역으로 나누어 지역마다 1명에서 3명까지 위원장으로 활동한다.

이와 동시에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써먹은 바 있던 ‘골목지도’ 빅데이터를 이번에도 총동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별 투표소 개표결과와 시간대별 유동인구를 표시한 통신사 빅데이터가 혼합된 방식이다.
각 투표소를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투표소는 A등급과 지지도가 낮은 C등급으로 나누고, 최근 들어 지지율이 역전된 곳은 별도로 마킹하는 방식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 의석 254석 중 161석을 휩쓸었는데, 선거에 처음 도전한 초선 의원들에게는 적잖은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은 지역위원회별로 수요조사를 한 뒤, 이달 말부터 각 지역위원회에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이번 대선의 지역구별 투표율과 이 후보의 득표율을 의원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지역 활동을 통해 현장에서 한 표라도 더 가져오라는 취지다.
지난 대선 당시 일부 의원들이 자기 선거처럼 활동하지 않았다거나, 후보 주위에 머무르려는 행태가 패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던 터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와 함께 사진 찍을 생각보다는 동네 골목에 가서 선거운동에 더욱 집중하라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총괄 수석부본부장인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선대위 인선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선과 관련한 활동과 성적표를 현역 국회의원평가 항목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원 평가 항목 및 방식에 대해서는 “당 득표율과 지역 간담회 등 기본적 지침이 있다”며 “지침에 맞게 전체 활동 보고서를 받고 거기에 따라 평가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우석·김현우·변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