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치열했던 22일간 대장정…대선후보 3인 1만5000㎞ 넘어더팩트 기사제공: 2025-06-03 12:00:03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으로 치러지는 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2일 막을 내렸다. 사진은 왼쪽부터 기호 1번 민주당 이재명, 기호 2번 국민의힘 김문수,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더팩트 DB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21대 대통령 선거 22일간의 유세기간에 대선 후보 3인이 이동한 거리를 합치면 1만 5000㎞가 넘는다. 지구 둘레의 3분의 1을 가로지른 셈이다. 지역 간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산정했을 때, 각 후보의 이동 거리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약 7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약 5015㎞,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약 2800㎞로 추산된다. '횡단 유세'와 '뚜벅이 유세' 사이, 각 후보들은 어떤 선거 전략의 차이를 보였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경기 광명시 철산로데오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광명=배정한 기자

◆ 20대 대선보다 비수도권 비중 늘렸다…무게중심 옮긴 이재명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이번 22일간 총 66회의 유세를 진행했다. 거리로는 약 5015㎞를 이동했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이 후보는 22일간 유세 기간에 80회 현장 유세를 했고, 5266㎞ 거리를 이동했다.

다만, 차이는 수도권의 비중이다.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는 지역별로 경기·인천권에 20회, 서울 12회, 경상권 11회, 충청권과 전라권에 각각 10회, 강원·제주 3회 진행했다.

20대 대선에서 서울 포함한 수도권에 유세 절반 이상을 할애했던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다. 당시 이 후보는 수도권 중심 유세를 펼쳤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유세 일정 절반 이상(58.5%)을 할애했다. 구체적으로 80회 유세 중 서울 유세만 24회, 경기·인천 유세 23회 진행하며 수도권 총력전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이 후보는 해당 전략으로 지난 대선에서 0.73%P라는 근소한 차이로 윤 전 대통령에게 패했고, 이를 계기로 선거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경쟁상대였던 윤 전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에 보수 텃밭인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바 있다.

이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유세본부는 이번 대선 유세에 대해 "과거 수도권에 집중된 유세에 비해 비수도권 유세 비중(53%)이 더 높아졌다"며 "특히 대구와 대전, 부산, 울산은 2번 방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딸 김동주 씨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 스케일로 압도하는 김문수…마지막까지 '제주~서울' 횡단 유세

김문수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짧은 시간 내 여러 지역을 오가며 압도적인 유세 스케일을 보였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에 약 7300㎞를 이동하고, 157개 일정을 소화했다. 김 후보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방탄’과 ‘국민과 거리두기’로 일관한 이재명 후보를 압도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유세 마지막 날 김 후보는 하루 안에 제주와 부산,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오는 '광폭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하루 동안 유세 지역 간 직선 이동 거리만 1142㎞에 달한다.

김 후보는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그는 출정식 당일에만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과 대전 현충원, 대구 서문시장 등 약 260㎞를 이동했다. 이후 2박 3일간 보수 텃밭인 울산과 부산, 경남을 차례로 돌며 보수층의 단합과 승리를 강조했다. 본격적인 유세 직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무산 사태로 인해 경쟁상대인 이재명 후보보다 유세 준비를 뒤늦게 시작한 것을 의식한 행보인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서울로 돌아온 김 후보는 경기와 세종, 충북을 돌며 중도층 표심 잡기에 돌입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둔 지난 17일에는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8년간 경기도지사를 지낸 김 후보는 경기도 전역을 순회하며 부동층 공략에 나섰다. 그는 선거를 열흘여 앞둔 지난 24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데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도 예방하고, 25일 육영수 여사 생가까지 연이어 방문하면서 보수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유세 현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개혁신당

◆ 걷고 또 걷고…'뚜벅이' 자처한 이준석, MZ와 수도권 공략

이준석 후보의 선거운동 총 거리는 직선 거리 기준 약 2800㎞다. 그는 주로 2030세대가 밀집한 홍대와 노량진, 종묘 서순라길, 잠실 석촌호수 등에서 거리 유세를 펼쳤다. MZ세대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학식먹자 이준석!'이라는 테마로 연세대부터 경북대, 서울교육대학교, 단국대 천안캠, 가천대 등 대학교를 전국적으로 순회했다.

이준석 후보는 본격적인 선거유세가 시작된 지난 12일 자정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해 첫 일정을 시작했다. 다음 날인 13일과 14일엔 대구와 부산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어 16일엔 충남을 찾았다.

이후 지난 17일과 18일엔 서울 강남 코엑스 일정을 시작으로 뚝섬한강공원, 성수동 '차없는 거리' 거리 인사 등 서울 각지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이준석 후보는 선거 마지막 날 경기 시흥을 거쳐 경북 경산, 대구를 찾아 2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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