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만명’ 국민들은 왜 이재명에게 더 투표했을까?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6-07 16:11:02

113만9775명.

이재명 대통령은 3년 전인 2022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0.73%포인트, 24만77표 차이로 패배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1614만7738표를 받았고 득표율은 47.83%였다.
그리고 지난 3일 21대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1728만7513표, 득표율 49.42%로 41.15%에 그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대비 289만1874표를 더 받아 승리했다.

이 대통령은 3년전 대비 113만9775명의 지지를 더 받았다.
득표율로는 1.59%다.
이 지지의 변동이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 당선을 견인했다.
113만명의 국민은 왜 투표장에서 더 ‘이재명’을 찍었던 걸까.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113만명’이 자연증가분의 결과라고 보긴 어렵다.
이 대통령의 득표율이 1.59% 상승한 것이 증명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득표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세종시다.
6일 세계일보가 중앙선관위 선거관리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이 대통령은 세종에서 득표율이 3.71%포인트 상승했다.
20대 대선에서 그는 이 지역에서 51.92%의 지지를 받았는데, 21대 대선에서는 55.63%였다.
이어 인천(2.76%포인트), 충남(2.72%포인트), 충북(2.35%포인트) 순으로 지지율이 올랐다.
득표율로 따지면 충청지역에서의 상승이 이 대통령 당선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전남(-0.23%포인트)과 전북(-0.33%포인트)에서 이 대통령의 득표율이 3년전 대비 소폭 감소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표수로 보면 단연 경기도다.
이 대통령은 21대 대선 경기도에서 482만1148표를 받았는데, 3년 전 20대 대선에서는 442만8151표를 받았다.
3년 사이 그는 경기도에서 39만표 가량의 지지를 더 받았다.
전체 증가분 중 34%가 경기도다.
이어 서울이 16만478표의 증가를 보여 표수로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선은 이 대통령과 김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간 ‘3자 대결’로 치뤄졌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득표를 산술적으로 더하면 어떻게 될까. 두 후보의 합을 3년 전 윤 전 대통령이 받은 표와 비교하자 대부분의 지역에서 표수가 늘어난 결과가 나왔다.
전체 투표율이 증가한 탓이다.
그런데 경북의 경우, 20대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받은 표(127만8922표) 대비 21대 대선에서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받은 표의 산술적 합(127만5688표)이 3234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의 투표율이 20대 대선 77.33%에서 21대 대선 78.34%로 늘어났음에도 이런 결과가 도출됐다.
보수진영의 결집력이 소폭 약화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국민들은 어떤 부분을 보고 이 대통령에 더 표를 던졌던 걸까. 보수 후보들은 왜 지지를 덜 받은 걸까. 한국갤럽이 4~5일 전국 21대 대선 투표자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을 뽑은 이유로 ‘계엄 심판·내란 종식’이라는 답변이 전체 27%로 가장 많았다.
‘직무·행정 능력’이 17%로 뒤를 이었고, ‘경제 기대·경제 정책’(15%), ‘다른 후보보다 나아서’(13%), ‘신뢰·믿음직함’ 및 ‘정책·공약’(각각 9%)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20대 대선 직후 한국갤럽이 같은 방식으로 실시했던 사후조사에서 당시 유권자들은 이재명 후보를 뽑은 가장 큰 이유를 ‘상대 후보가 싫어서/그보다 나아서’(27%)라고 답했다.
이어 ‘경험/경력’(20%), ‘능력’(18%) 순이었다.


지난 4월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민주주의는 자정 정치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그에 관한 제도적 신뢰가 존재하는 한, 갈등과 긴장을 극복하고 최선의 대응책을 발견하는 데 뛰어난 적응력을 갖춘 정치체제”라면서 “(윤 전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의 범위를 초월하여 국민 전체에 대하여 봉사함으로써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하였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로)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하였다”는 비판이었다.

113만명의 국민이 이 대통령에 더 큰 지지를 보내주었던 것은 헌재 판결문에 예고되어 있었고,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다시 확인된 셈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도형·백준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