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계엄 후 6개월 외교공백 끝내
미·일 포함 주요국 연쇄회담 관측
中 견제 서방과의 대화 내용 주목
“中 관련 과도한 언급 자제” 주문
조태열 외교장관과 ‘어색한 동행’
이재명 대통령의 정상외교 데뷔 무대가 될 올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겠다는 이재명정부 실용외교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G7 회의 계기로 열리는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과 회담에서 서방 중심의 대중 견제 기조에 어떤 수준의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지난 6일 이 대통령이 캐나다 앨버타에서 15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개최되는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한국 외교 및 이 정부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국제 행사다.
지난해 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파면 이후 약 6개월의 공백 끝에 취임한 한국의 새 대통령의 등장에 전 세계의 관심이 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서방 정상들은 회담에서 이 대통령에게 중국 문제에 대해 일정 수준 한목소리를 내 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이미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해 온 만큼 기본 방향에서는 미국, 일본 등과 공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로서는 중국과 관계 관리도 국익 차원에서 중요한 만큼 이재명정부의 실용외교가 미·중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점을 찾을지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실제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 채택 과정에서도 ‘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 참여 지지’ 등의 문구를 둘러싸고 우리 정부가 미국, 일본 측과 신중한 조율을 거쳤던 전례가 있다.
더욱이 최근 백악관이 이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논평에서 이례적으로 중국을 언급하고, 중국은 이에 “편 가르기와 진영 대결에 반대한다”고 대응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우리의 고민이 심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G7 재무장관들은 중국을 겨냥해 무역 불균형을 초래하는 비시장 정책과 관행에 대한 감시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외교장관들도 대만 주변의 중국군 군사 훈련과 관련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무력이나 강압 등 일방적 행동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G7 정상회의에서도 대중 견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각 국가별로 관심을 갖는 핵심 사안을 파악하고 맞춤식 대화를 통해 초기 관계를 잘 설정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분석이다.
최 부소장은 “미국 내에서도 다극적 세계 질서에 대한 언급이 계속되고,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갖는 영향력도 줄어들고 있다”며 “한국은 미·중 이외의 다자 무대에서의 외교를 굉장히 강화할 필요가 있고, 그런 의미에서 G7 무대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이 대통령과 G7에 함께 갈 경우 전임 정부 장관과의 어색한 동행에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최 부소장은 “이 대통령과 조 장관이 한때 대립을 강하게 하기도 했지만 이번 기회에 통합 정부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중도층 확대를 위해 선거기간 노력했듯 이 대통령이 이전 정부의 외교적 전통을 같이 가져갈 수 있음을 보여줄 기회로 G7을 이용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G7 회의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른 관세 문제와 중국의 비시장경제 관행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문제 등이 핵심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출범 초기 주로 경제·무역·금융 문제에 집중했던 G7 회의는 이후 외교·안보 이슈로 논의 범위를 확대해 왔다.
최근 수년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견제가 주요 의제로 자리 잡았다.
방산협력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이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정지혜·박영준 기자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