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명 잇달아 성폭행 시도한 20대 “심신 미약”…검찰, 항소심도 무기징역 구형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3-12 12:24:00

심야 골목길에서 마주친 여성들을 잇달아 폭행하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동일하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피해 여성 중 한명은 무자비하게 이뤄진 폭행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지 8시간가량 지나서야 한 주민에 의해 발견돼 그 피해의 심각성을 엿보게 했다.

전주지검은 12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양진수) 심리로 열린 A(29)씨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및 살인미수, 강도상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결과도 중대하다”며 무기징역형을 구형했다.

전주지검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의 평온한 일상이 무너졌다”며 “특히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과거에도 중한 범행을 저지른 누범 기간 중 재차 범행한 점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변호인은 “피고인이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은 상태에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자 폭력적으로 변했다”며 “술까지 취해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없는 심신미약 상태여서 성적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구했다.

피고인은 최후 진술에서 “얼마나 큰 죄를 지었는지 알고 있다.
제가 지은 죄만큼 벌을 받겠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A씨는 지난해 4월 10일 오전 4시쯤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의 한 골목에서 길 가던 20대 여성을 마구 폭행해 의식을 잃자 인근 주차장으로 끌고 가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피해 여성은 이로부터 8시간가량 지난 같은 날 낮 12시30분쯤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인근 주민에게 발견됐다.
그는 현재까지도 범행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앞서 이 범행 30분 전에도 인근 대학로에서 또 다른 여성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뒤 성폭행을 시도하다 피해자가 거세게 저항하자 포기하고 달아났다.
그는 1심에서 이 범행 중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나머지 두 범죄에 대해서는 혐의 모두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0년을 선고받자 항소했다.

이에 검찰은 “원심에서는 첫 피해자에 대해 성범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지만, 두 차례의 범죄 모두 동일한 행태를 띄고 있다”며 ”과거 범행 전력이나 범행 후 보인 모습 등 사정을 고려해 이 부분도 유죄로 판단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9일 열린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