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한 불신이 쌓이면서 유럽 등 동맹국들이 5세대 제트전투기 F-35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을 멀리하고 일부 기준에 따라서는 러시아를 더 가까이하는 것으로 보이면서 미국의 안보 우산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바닥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에 따라 F-35가 '새로운 테슬라'가 될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한때 인기를 누리던 전기차 테슬라가 최근 불매운동 대상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유럽 등 동맹국들이 미 공군과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F-35를 추가 주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F-35는 매년 약 150여대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유럽이 자체 방위산업 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주요 동맹국들이 향후 F-35를 주문해야 할지 의구심을 제기했다.
프랑스는 지난주 자국 제트전투기 생산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공군과 보잉이 개발 중인 6세대 제트전투기 F-47의 개발 계획을 공개하면서 동맹국에는 기능을 줄인 버전을 공급하겠다며 "언젠가 그들이 우리의 동맹국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동맹국들은 미국으로부터 F-35를 구입하더라도 미국이 수리용 부품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끊어버리면 계속 운용할 수 없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했다.
심지어 미국과 록히드마틴이 간단한 원격조작으로 전투기를 못 쓰게 만들어버릴 수 있는 '킬 스위치'를 F-35에 넣어뒀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록히드마틴은 이에 대해 극구 부인했다.
캐나다는 F-35를 총 88대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2023년에 체결했으나 최근 들어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누누 멜루 포르투갈 국방부 장관도 F-35 구매를 보류한다고 밝히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있어 최근 미국의 입장은 우리에게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며 "우리 동맹의 예측 가능성이 (다른 것과 비교해) 고려돼야 할 더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다만 항공우주 분야 분석가인 존 헴러는 유로파이터 타이푼, 사브 그리펜, 한국의 KF-21 등 대안이 있으나 모두 F-35와 비교해 성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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