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가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엄격한 통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24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자프룰 아지즈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은 이날 보도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말레이시아에 엔비디아 칩의 선적을 면밀히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자프룰 장관은 "미국은 엔비디아 반도체가 탑재된 서버 종착지가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가 돼야 하고, 갑자기 다른 배로 옮겨지지 않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조사 중인 사건과 관련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엔비디아 칩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서버가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로 선적된 사건의 최종 목적지를 추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 조사 당국은 서버 공급 업체인 델 테크놀로지스와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에 하드웨어 최종 사용자에 대해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세 명의 남성을 기소했다.
당국에 따르면 해당 하드웨어에 중국에서 판매가 금지된 엔비디아 칩이 포함됐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해당 서버에 엔비디아 칩이 실제로 포함돼있고, 중국으로 향했다면 이는 미국 무역 규정을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관련 설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전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뒤 미국산 첨단 반도체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우회로를 통해 중국에 유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딥시크가 싱가포르에서 제3자를 통해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 칩을 구매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싱가포르로의 물리적 선적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데도 엔비디아 매출의 약 4분의 1이 싱가포르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엔비디아 칩이 중국으로 재수출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싱가포르와 엔비디아는 많은 엔비디아 고객사가 싱가포르를 결제 허브로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 싱가포르에 들어오는 엔비디아의 물리적 납품은 소규모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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