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압박하는 트럼프…"휴전 합의 안하면 러 원유에 50% 세컨더리 관세"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3-31 00:35: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산 원유를 구입하는 모든 교역 상대국에 최대 50%의 '세컨더리 관세(secondary tariffs)'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한 달간 전면 휴전 합의를 거부하고, 부분 휴전 합의 이행에도 전제 조건을 다는 등 휴전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 수위를 높이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오전 NBC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내가 우크라이나 유혈사태 중단을 위한 협상을 할 수 없고, 그게 러시아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 난 러시아에서 나오는 모든 석유에 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신이 러시아에서 석유를 산다면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모든 석유에 25~50%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휴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러시아에 대한 세컨더리 관세는 한 달 안에 부과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신속한 휴전 협상 타결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세컨더리 관세는 제재 대상국과 거래하는 다른 국가를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 3국 제재)'에 빗댄 표현이다.
러시아가 종전 합의를 거부할 경우 러시아와 거래하는 다른 나라가 미국에 제품을 수출할 때 해당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베네수엘라산 석유·가스 수입국은 앞으로 미국과의 교역에서 25% 관세를 내야 한다며 '세컨더리 관세'란 표현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성을 비판한 발언에 "매우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며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8일 우크라이나에 과도 정부 수립을 요구하며 사실상 젤렌스키 대통령 축출 의도를 드러냈는데, 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는 매우 좋은 관계로 그가 옳은 일을 한다면 화는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며 이번 주 두 정상이 통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취임하면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여러 차례 말해 왔다.
하지만 취임 두 달이 훌쩍 지난 시점에도 종전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푸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종전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는 평가다.
전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30일간 전면 휴전안을 거부하고, 흑해 해상 휴전과 에너지 시설에 국한된 휴전에만 합의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부분 휴전 합의마저도 대(對)러 제재 해제시에만 발효될 것이란 입장이다.
전면 휴전 협상 타결까지의 경로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은 4월20일까지 우크라이나전 휴전 협상 체결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