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캐나다 관계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리더인 독일이 캐나다에 러브콜을 보냈다.
더는 미국에만 의존하지 말고 무역과 안보 분야에서 유럽과의 협력을 확대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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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30일(현지시간) 하노버 산업·기술 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독일 북부 도시 하노버에서 매년 열리는 하노버 메세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기술 박람회로 올해는 특별히 캐나다가 주빈국에 선정됐다.
숄츠 총리는 개막식 연설에서 박람회를 찾은 캐나다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을 향해 “우리는 여러분의 편에 서 있다”고 영어로 말했다.
이어 “캐나다는 다른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며 자랑스러운 독립국”이라고 덧붙였다.
쥐스탱 트뤼도 전임 총리 시절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된다면 좋을 것”이라며 트뤼도를 ‘총리’가 아닌 ‘주지사’(governor)라고 부르는 등 조롱한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뤼도의 뒤를 이은 마크 카니 신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며 “우리가 알던 과거 미국과의 관계는 이제 끝났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숄츠 총리는 “캐나다는 전 세계, 특히 독일과 유럽에 친구들이 많다”고도 했다.
그간 무역과 안보를 미국에 의존해 온 캐나다가 시선을 유럽으로 돌려 EU와의 무역·안보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 및 자동차 핵심 부품으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한마디로 글로벌 무역 전쟁이 시작된 것인데 EU를 이끄는 독일은 모든 회원국이 하나되어 미국의 압박에 맞선다는 각오다.
숄츠 총리는 이날 “유럽은 순진하지도, 약하지도 않다”며 “우리는 미국과 협력하길 원하지만 미국의 일방주의가 계속된다면 그에 맞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무역 전쟁은 미국 경제에도 모든 면에서 해를 끼쳤다”며 “미국은 결코 이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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