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임기를 마친 뒤 대통령 3선에 출마할 방법이 있다고 주장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팜 본디 법무장관이 "트럼프 임기는 2028년에 끝날 것"이라고 못 박았다.
6일 본디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3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한 물음에 "우리가 그를 20년 동안 대통령으로 모실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는 이번 임기 이후에는 아마 (대통령직이) 끝날 것"이라며 "우리는 헌법을 살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행 미 수정헌법 22조는 '누구도 대통령에 두 번 이상 선출될 수 없다'라고 규정돼 있다.
본디 법무장관이 미 헌법상 3선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은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NBC 인터뷰에서 "3선 도전은 농담이 아니다"라며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내가 그렇게 하길 원하고, 나는 일하는 걸 좋아한다"라고 발언했다.
당시 진행자가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헌법상 허점을 노린 시나리오'를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게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8년 대선에 부통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직후 사임하면서 트럼프가 직무를 승계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헌법이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를 두 차례로 제한할 뿐, 승계를 통한 취임은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이 같은 시나리오를 주장하고 있다.
앤디 오글스 하원의원은 지난 1월 '연속된 두 임기가 아닌 경우에는 대통령 3선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개헌안을 발의했다.
이게 통과된다면 첫 임기와 두 번째 임기 간 공백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3선이 허용될 수 있다.
하지만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지난달 31일 취재진과 만나 "여러분이 계속 그 질문을 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그저 장난치는 것"이라며 "아마도 여러분을 놀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튠 원내대표 역시 현실적으로 3선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본 것으로 해석된다.
친트럼프 성향의 마크 웨인 멀린 상원의원도 "헌법을 바꾸는 건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이미 2020년 대선 패배를 뒤집으려 시도했던 전력이 있고 2021년 1월 6일 의회 점거 폭동 사태까지 촉발했던 만큼 헌법이 금지하더라도 트럼프의 3선 시사 발언이 정치권에 경각심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그들은 법치주의를 믿지 않는다.
헌법도 믿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나는 그것(트럼프의 3선 출마 시사)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임기를 마치는 2028년 82세가 된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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