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리고 건강도 잃는다?”…20년 추적 연구, ‘이것’의 진실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13 05:00:00

“종합 비타민, 효과 없어…돈 낭비일 뿐” 전문가 경고 나왔다

건강을 위해 매일 챙겨 먹는 종합 비타민이 오히려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메릴랜드주 국립 암 연구소는 주요 질환 병력이 없는 성인 40만명을 대상으로 20년에 걸쳐 추적한 연구에서 매일 종합 비타민을 복용한 사람들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4% 더 높았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종합 비타민을 섭취한다고 해서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기 사망 위험 증가 수치는 종합 비타민을 병이 생긴 후에 복용하기 시작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건강 분야 인플루언서이자 8만4000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아시프 아메드 박사도 SNS를 통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매일 종합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이 오히려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이러한 영양제는 실제로 효과가 거의 없고, 돈만 낭비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신체가 종합 비타민에 들어 있는 모든 영양소를 흡수할 가능성은 낮다”며 “비타민과 미네랄이 한꺼번에 섭취되면 서로 흡수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아무것도 흡수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메드 박사는 비타민 주사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주사는 면역력 강화 및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는 “혈류에 다량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직접 주입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과민성 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대해 인체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소량만 접촉해도 전신에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B나 티아민을 과다 섭취할 경우 이전에 알레르기 반응이 없던 사람에게도 아나필락시스가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체중 감량 파우더에 대해서도 아메드 박사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단식 다이어트와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는 일부 주장과 달리, 그는 “실제 체중이 줄어든 건 단식 때문이지, 파우더 때문은 아니다”라며 “이런 제품은 체중 감량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영국 식품표준청(Food Standards Agency)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영국 성인의 약 절반이, 미국에서는 약 3분의 1이 비타민이나 미네랄 보충제를 정기적으로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건강을 유지하려면 보충제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종합 비타민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 전문가는 “종합 비타민이 건강에 이롭다는 믿음은 오랫동안 퍼져 있었지만, 최근 과학적 데이터들은 그 효과에 대해 점점 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며 “특히 매일 복용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양소는 음식에서 자연스럽게 섭취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된다는 점”이라며 “인공적인 형태로 한꺼번에 복용하는 보충제는 흡수율이 떨어지고, 영양소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타민 주사나 체중 감량 보충제처럼 ‘빠른 해결책’에 의존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 건강한 생활 습관이야말로 장기적으로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