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주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른다.
미국과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은 우방국과 결속을 강화하며 트럼프발(發) 관세 위협에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14~18일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차례로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베트남을 찾고, 15~18일에는 올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순회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를 거쳐 캄보디아를 방문한다.
이번 순방은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방문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미국과 갈등이 확대되는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라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방문으로 우방국과 결속을 강화하려는 외교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는 모두 시 주석의 대표 정책인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 온 국가들이다.
동시에 이들 국가는 중국 중심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주요 수혜국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중 양국 간 충돌이 재차 격화되려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주요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캄보디아에 49%, 베트남에 46%라는 높은 상호관세를 각각 부과했고, 말레이시아에도 24%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관세 발효를 90일간 유예했지만 만족스러운 협상 결과가 없으면 예정대로 관세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맞서 주변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 주석은 지난주 12년 만에 ‘중앙주변공작회의’를 열고,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전략적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공급망 협력을 확대한다는 외교 기조를 천명했다.
수재나 패튼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 동남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는 닛케이 아시아에 “시진핑 주석의 순방은 중요한 신호”라며 “중국이 세 나라에 대한 자국의 이익을 증진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급증하던 중국의 동남아 민간 투자도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이번 순방은 미국보다 중국이 동남아의 우선순위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이은별 기자 sta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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