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맥주 작은 캔(355㎖)을 8개 이상 마시면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이렇게 음주한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13년 일찍 사망했다.
1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 의과대학 연구진은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 호에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사망 당시 평균 연령이 75세인 사망자 1781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생전 알코올 섭취량을 조사하고, 뇌 부검 및 조직 검사를 실시했다.
먼저 연구진은 이들을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A그룹(965명) ▲일주일에 7잔 이하의 술을 마신 B그룹(319명) ▲일주일에 8잔 이상 술을 마신 C그룹(129명) ▲과거 과음했던 D그룹(386명) 등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술 한 잔의 기준은 순수 알코올 14g으로, 대략 와인 한 잔(148㎖)이나 맥주 작은 캔(355㎖) 하나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어 이들의 뇌 조직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위험 요인인 '타우(tau) 단백질 엉킴'과 '유리질 동맥경화증' 등 뇌 손상의 징후를 찾았다.
타우 엉킴은 뇌세포 간 연결을 방해하고, 유리질 동맥경화증은 뇌의 미세혈관이 좁아지고 뻣뻣해져 혈액이 뇌 특정 부위로 이동하기 어렵게 만들어 혈관성 치매를 유발한다.
분석 결과, 일주일에 8잔 이상의 술을 마신 이들의 뇌에서 치매 전조 증상인 뇌 병변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 연령, 흡연, 신체 활동 등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조정한 결과, 술을 마시지 않은 그룹과의 차이는 더 분명했다.
유리질 동맥경화증의 경우, 일주일에 8잔 이상 과음한 C그룹은 133%, 과거 과음자인 D그룹은 89%, 7잔 이하의 보통 음주자인 B그룹은 60%가 더 높았다.
타우 단백질 엉킴 발생률도 술을 과음한 C그룹과 D그룹이 각각 41%와 31% 더 높았다.
또 8잔 이상 과음한 C그룹 사람들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A그룹 사람들보다 평균 13년이나 일찍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알베르토 페르난도 올리베이라 후스토 교수는 "과도한 음주는 뇌 손상 징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이는 뇌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공중 보건 인식을 높이고 과음을 줄이기 위한 예방 조치를 지속해서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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