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7시간 전 중앙기둥 파손
전문가들 “균열 징후 있었을 것
최근 공사사고 중 가장 후진국형”
미흡한 차수공사 시공문제 가능성
“기둥 설계·철근량 등도 파악해야”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의 책임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붕괴 위험 징후에 제대로 대처했는지부터 당초 설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됐는지 등 따져봐야 할 지점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시공사는 사고 원인과 당시 상황 등에 대해 당국의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다뤄질 내용이라는 이유로 입을 다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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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현장에서 소방관 등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1 |
우선 현장에선 붕괴 약 17시간 전인 10일 오후 9시50분 터널 중앙 기둥의 파손을 확인하고 대응에 나섰는데, 이보다 앞서 이상징후가 있었음에도 시공사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은 “파손의 전 단계가 균열이고, 균열이 나려면 징후가 있었을 것이다.
(징후가) 있었는데 몰랐거나 무시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며 “최근 공사 중 가장 후진국형 공사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어 “파손은 붕괴의 시작인데, 균열처럼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파손 확인 후 진행된 보강공사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장 작업자가 붕괴 40여분 전인 11일 오후 2시30분쯤부터 보강 자재(H빔)를 하부로 내리던 중 붕괴가 발생했다는 진술이 나온 만큼 보강 과정의 안전 확보 여부도 조사돼야 하는 사안이다.
붕괴의 근본적 원인으로 보이는 터널 중앙기둥 파손을 두고 시공·공법의 문제가 영향을 미쳤는지도 규명이 필요하다.
‘신안산선 복선전철(본선 1구간) 사후환경영향조사결과 통보서’를 보면 지난해 4분기 현장에선 하루 평균 1626t의 지하수가 배출된 만큼 적절한 차수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사고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붕괴 지점 주변 지표면의 약 3m 아래에 지하수가 흐르는데, 지하터널 상부에서 다량의 지하수가 유실에 취약한 모래질 토양을 쓸어내 붕괴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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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닷새 만에… 50대 실종자 숨진 채 발견 16일 오후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된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작업자 시신을 발견해 수습에 나서고 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
당초 기둥이 충분한 하중을 이겨낼 수 있도록 설계가 이뤄졌는지와 제대로 됐더라도 현장에서 설계대로 공사가 이뤄졌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설계를 잘못했는지, 아니면 설계 도면대로 안 했거나 철근을 빼먹었는지(를 봐야 한다)”고 짚었다.
사고 원인 등에 대해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아직은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만 답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실종된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작업자 시신이 이날 오후 8시11분 수습됐다.
사고 발생 128시간 만이다.
실종자 엿새째 수색 작업을 벌이던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6시30분 내시경 카메라로 실종자 신체 일부를 확인한 뒤 오후 8시3분 구조대원 7명이 붕괴 현장 지하 21m 아래 교육 컨테이너 인근에서 시신을 발견해 8분 후 시신 수습을 완료했다.
이번 사고는 11일 오후 3시13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도로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강진 기자, 광명=오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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