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30%가 몰랐던 진실…“‘이것’ 먹으면 약보다 낫다”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21 05:00:00

“소금 줄이기보다 바나나 먹기?”…고혈압엔 ‘칼륨 섭취’가 더 효과적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 가운데, 혈압을 낮추기 위해 단순히 소금 섭취만 줄이기보다는 바나나 등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더 많이 먹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캐나다 워털루대학교 연구진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생리학 저널 ? 신장생리학’에 발표한 연구에서, 혈압 조절을 위해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칼륨 섭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을 이끈 아니타 레이튼 박사는 “고혈압 환자들은 보통 ‘소금을 줄이라’는 조언을 받지만, 이번 연구는 바나나, 브로콜리 등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단순한 나트륨 제한보다 혈압을 더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칼륨과 나트륨은 신체의 체액 균형, 신경·근육 기능, 혈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전해질이다.
특히 칼륨은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고 혈관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진은 칼륨 섭취가 혈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수학적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칼륨과 나트륨 비율의 변화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모의 실험)했다.

그 결과 칼륨 섭취량을 두 배로 늘렸을 때 남성의 혈압은 최대 14㎜Hg, 여성은 최대 10㎜Hg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인 상태를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혈압은 성인의 약 30%에게 영향을 미치는 흔한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혈압을 관상 동맥 질환, 허혈성 및 출혈성 뇌졸중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또 다른 연구원 멜리사 스타트는 “초기 인류는 과일과 채소를 풍부하게 섭취했으며, 이로 인해 인체는 고칼륨·저나트륨 식단에 최적화되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오늘날의 서구식 식단은 나트륨은 과다하고 칼륨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식습관이 고혈압이 산업화 사회에서 특히 흔한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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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칼륨을 하루 1g(중간 크기 바나나 2개 분량)만 더 섭취해도 고혈압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

칼륨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바나나 외에도 브로콜리, 시금치, 고구마, 아보카도, 콩류, 견과류, 말린 살구 등이 있다.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는 식단 조절뿐 아니라 술·담배·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심혈관 건강에 좋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체중 감량 역시 혈압 상승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고혈압 관리의 핵심은 ‘소금 줄이기’에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칼륨 늘리기’가 혈압 조절의 새로운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칼륨은 나트륨과 함께 인체의 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는 핵심 영양소로, 특히 나트륨 배출을 도와 고혈압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한 제한이 아닌, 식단 속 ‘균형’과 ‘대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이번 연구는 서구화된 식습관을 가진 현대인들에게 식단을 재구성할 필요성을 강하게 제시하며, “자연에 가까운 식단이야말로 고혈압 예방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