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분쟁이 무역 및 기업 영역에서 금융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선임고문은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 아직 종착점이 멀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미·중은 2001년 이후 중국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무역협상을 지속해왔지만 현재는 서로 관세 핑퐁 게임을 벌이며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증권거래소에 286개 기업이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약 1조100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중국 직접 투자와 포트폴리오 투자 규모도 상당하다.
케네디 고문은 양국 모두 상대방에게 재정적 고통을 가할 수 있는 지렛대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관세 전쟁이 금융 부문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는데, 다만 이 같은 일이 벌어지면 중국 역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결정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케네디 고문은 "결국 양국 모두 경제적 고통이 심각해질 때 정치적 타협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아직 그런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될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서로 협상할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더 많은 고통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누가 협상 테이블에서 각 측을 대표할지, 그리고 일정은 어떻게 될지 등 아직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고"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245%라는 관세 폭격을 퍼부은 것과 관련해 그는 중국이 재정지출을 늘리거나 다른 나라들과 무역협정을 강화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면서도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 모델 자체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케네디 고문은 "현재 중국은 제조업 중심이지만 소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내외에서 커지고 있다"며 "만약 중국이 자국민 소비를 활성화한다면 세계와의 긴장도 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달러 가치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지위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했다.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6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0.77% 내린 99.38을 나타내며 2022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올 들어 달러와 가치는 8% 넘게 급락했다.
그는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위기가 발생한다면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단기간에 글로벌 통화 체계가 달라질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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