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를 완화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이 '관세 드라이브'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설득에 나선 것이 관세 완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관세와 중복 부과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부과한 관세를 완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으로 자동차 관세를 납부하고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철강·알루미늄 등에 부과된 다른 관세를 추가로 납부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조치는 소급 적용될 예정으로, 이미 납부한 관세에 대해선 환급 조치할 예정이다.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도 낮출 전망이다.
자동차 부품은 5월 3일부터 25% 관세가 부과될 예정인데,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산 완성차 한 대당 차량 가치의 최대 3.75%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동차 부품 관세에 대한 환급금으로 돌려줄 방침이다.
두 번째 해에는 부품 관세 환급 한도가 차량 가치의 2.75%로 줄어들고, 이후에는 환급 제도가 완전히 폐지될 예정이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디트로이트에서 예정된 취임 100일 기념행사에서 자동차 관세에 따른 경제 여파를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WSJ는 "이러한 조치들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부품 공급망을 미국으로 이전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혜택이 될 것이지만 환급 재원이 어디에서 충당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 위대한 우리 미국 노동자들과 중요한 제휴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번 합의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업체들에 보상하고 미국에 투자하고 국내 제조를 늘리겠다는 약속을 표명한 업체들에게 발판을 마련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 대통령 통상정책의 중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 관세 완화 움직임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포드는 관세가 자동차 제조업체, 공급업체, 그리고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와의 생산적인 대화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완화 움직임은 관세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참모들의 설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리더십 스타일로 인해 참모들이 어리석거나 위험하거나, 실현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아이디어를 무력화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참모들은 데이터, 트럼프의 측근, 그리고 그가 존경하는 CEO들을 통해 은밀하고 점진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각을 바꾸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리당하거나 제약받는다는 인식을 느끼지 않도록 정보를 전달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와일스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주요 CEO, 자동차 회사, 대형 소매업체들과의 회의로 채우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무역 전쟁 완화론자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은 관세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을 배제한 채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수단으로 '공포 전략'도 활용하고 있다.
월마트, 타깃, 홈디포 등 미국 주요 대형 소매업체 CEO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경제 침체 가능성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주선한 것이 대표적이다.
트럼프가 시청하는 TV 프로그램에 CEO들을 출연시켜 적절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게 하는 것도 설득 전략 중 하나이다.
악시오스는 이를 두고 최근 폭스뉴스나 폭스비즈니스뉴스에 많은 관세 관련 뉴스가 보도되는 이유라고 전했다.
아주경제=황진현 기자 jinhyun9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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