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출동한 소방 인력이 '마스터키'처럼 공동현관으로 진입할 수 있는 '119 패스'가 전국에 확대된다.
소방차 출동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도 확대하는 등 신속한 출동 여건이 마련된다.
소방청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재난현장 신속출동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소방 당국은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화재 현장 도착 기준을 '7분'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제도·시스템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화재 현장 소방차 7분 도착률은 전국 평균 69.2%였다.
다만 교통량 증가, 좁은 골목길 등 지역별로 여건이 달라 격차가 큰 것이 현실이다.
이번 대책에는 ▲신속한 현장 출동 기반 조성 ▲소방차 진입 곤란 지역 해소 ▲긴급차량 통행 방해 등 불법사항 엄정 대응 등이 담겼다.
먼저 소방관서 앞 교통신호제어시스템 설치를 확대한다.
2018년 시작된 사업으로, 소방관서 앞 신호등을 관서 안에 별도로 설치된 스위치로 제어하는 방식이다.
현재 전국 580개소 소방관서 앞에 설치를 마쳤다.
교통혼잡 교차로, 병원 이송경로 등 상습 정체 구간에서 긴급차량이 교차로에 진입할 때 신호 제어를 통해 우선 통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도 확대한다.
지난해 전국 5318개 교차로에 신규 도입을 통해 현재 18개 시도 2만7772개 교차로에서 작동 중이다.
또 소방청은 지난해 전국 소방차·구급차 7917대의 번호판 앞 세자리를 '998'로 교체했다.
아파트 단지와 다중이용 시설 등에 출입할 때 차단기가 긴급차량 전용 번호판을 인식해 자동으로 열리도록 협의도 마쳤다.
긴급출입시스템 '119패스'는 전국으로 확대된다.
119패스는 화재, 구조 등 긴급출동 상황에서 현장 대원들이 공동주택 공동 현관을 빠르게 통과해 재난 현장 도착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낸다.
현재 부산 등 9개 시도에서 시범 운영 중으로, 올해 말까지 전국 1만1000여개 공동주택 단지 중 올해 말까지 20%, 2026년 40%만큼 119패스 도입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공동주택에 대한 119패스를 법적으로 강제하는 수단은 없다.
공동주택 협의회 등을 통해 주민들이 동의해야 119패스를 적용할 수 있다.
아울러 소방청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을 통해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역을 지난해 대비 5% 이상 줄인다는 방침이다.
소방차 진입 장애 지역은 2022년 1009개, 2023년 969개에서 지난해 920개까지 줄었다.
상습 불법 주정차 도로의 통행 시스템을 개선하고, 소방출동로 노면 표시, 소방차 진입도로 유효폭인 4m 이상 확보 등 주행 여건을 개선한다.
긴급차량의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에는 엄정 대응한다.
이같은 경우 차량 및 물건 소유자나 점유자의 즉시 확인이 어렵다면 사전고지 없이 강제 처분이 가능하다는 점을 충분히 홍보할 계획이다.
박근오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차량 및 물건 파손이 발생하는 경우) 차가 적법하게 주차됐을 경우 소방에서 부담하지만, 불법 주차의 경우에는 저희가 손해배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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