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등급 AI칩 수출 규제 변경 검토…무역협상 연계"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4-30 10:16:45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만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정 변경을 검토 중이다.
기존 3등급 수출 규제를 폐지하고 정부 간 협상에 따라 AI 칩을 수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 말기 'AI 확산 프레임워크'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규정 변경이 실제 시행된다면 미국은 무역 협상에서 반도체를 더 강력한 협상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는 수출 제한이 없었지만, 개별 협상에 들어가면 미국이 우위인 AI 칩을 협상 내용에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발표해 다음 달 13일 적용 예정인 'AI 확산 프레임워크'는 ▲ 한국 등 동맹 및 파트너 국가 17개국 ▲ 일반 국가 120여개국 ▲ 북한·중국·러시아·이란 등 우려 국가 3등급으로 구분하고 등급에 따라 AI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는 제도다.
동맹국은 수출 제한이 없고, 일반 국가는 수출 상한이 있다.
우려 국가는 수출이 통제된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단계적 접근 방식을 폐지하고 정부 간 협정으로 이를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1기에서 상무부 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 전 장관은 "단계별 관세 철폐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이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이며 정부 간 협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AI 반도체 수출 문제를 개별 국가와 협상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무역 전략과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의 반도체에 대한 접근권을 다른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각국과의 무역협정에 우회 수출 통제를 포함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기존보다 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방식의 정책 변화도 가능하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현재 엔비디아 고성능 H100 칩 약 1700개 이하 주문은 국가별 상한에 포함되지 않으며, 허가 없이 수출 사실만 알리면 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 기준을 H100 칩 500개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