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체결한 미국과의 광물협정을 두고 1일 양측 모두에 공정한 협정이라고 환영 의사를 표했다.
전날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오랜 진통 끝에 워싱턴에서 미국-우크라이나 재건 투자 기금 설립을 위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은 양측이 우크라이나의 핵심 광물 자원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 측이 제시한 초안보다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미국의 미래 군사원조 기여금을 이번에 설립되는 기금에 기여하는 부분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합의의 핵심이다.
외신들은 이번 협정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구체적 안전 보장 문제가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명시되고, 미국의 기존 안보 지원에 대한 보상 문제도 빠지는 등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도출된 결과를 두고 우크라이나 여론도 긍정적이다.
이나 소비순 우크라이나 의원은 "우리는 선(善)과 악(惡) 사이에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차악(次惡)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며 "초안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2월 28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외교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공개 충돌 끝에 결국 '노딜' 파국으로 끝났다.
양국 정상은 광물협정에 서명하려고 했으나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문제로 대립, 충돌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평화 협정을 논의할 준비가 되면 다시 오라"라며 비공개 회담을 취소했다.
영국 파인낸셜타임스(FT)는 "작년 9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 군사지원과 경제적 보상을 맞교환하는 딜을 제안한 이후 7개월 만에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남은 절차는 우크라이나 의회 비준과 세부 이행 방안 협의 등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석 달에 걸친 줄다리기 끝에 광물 협정을 타결하면서 3년 2개월째인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에서도 최대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미국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광물 체결 협정 직후 뉴스채널 뉴스네이션이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서 광물협정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억제'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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