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조기 총선이 3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전국 33개 선거구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총선은 1959년 자치 정부 수립 이후 60년 넘게 집권해온 인민행동당(PAP)과 지난해 취임한 로런스 웡 총리의 정국 운영을 평가받는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총 97석의 의석을 놓고 11개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단독선거구(SMC) 15곳과 집단선거구(GRC) 18곳에서 투표가 진행된다.
PAP는 5곳에서 단독 출마해 이미 당선이 확정됐고, 제1야당인 노동자당(WP)은 26곳에 후보를 냈다.
10개 이상의 선거구에 후보를 낸 정당은 6곳에 불과하다.
PAP는 이번 선거에서도 승리가 확실시된다.
1965년 독립 이후 치러진 모든 총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온 PAP는 2020년 총선에서 전체 93석 중 83석을 차지하며 여당의 위세를 과시했지만, 당시 WP가 10석을 얻어 '사실상 여당 패배'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PAP의 의석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90%를 밑돌았고, 득표율도 역대 최저 수준인 61.2%를 기록했다.
이번 조기 총선은 원래 법적으로는 11월까지 치르면 되지만, 정부는 새로운 정국 동력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의회를 해산하고 선거를 앞당겼다.
PAP 내부 경선을 거치지 않고 당 지도부 논의로 총리를 선출하는 싱가포르의 정치 시스템상, 이번 총선에서 PAP가 승리하면 웡 총리 체제가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미중 갈등 등 대외 경제 리스크 속에서 PAP의 정책 연속성을 강조하며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반면,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 빈부 격차 심화 등은 여권에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싱가포르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의무투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번 총선에도 21세 이상 유권자 약 276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는 이날 오후 8시에 종료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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