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낙원' '지상 천국'이라 불리는 천혜의 휴양지 하와이의 호텔 가격이 더욱 오를 전망이다.
하와이주(州) 의회가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호텔 숙박세를 인상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A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도 해당 법안에 지지를 표명하며 서명을 예고한 상태다.
법안은 호텔 객실과 단기 임대 숙소에 부과되는 기존 세금에 0.75%의 '기후변화 대응세'를 추가하고, 크루즈 선박에는 새롭게 11%의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하와이는 이미 단기 숙박시설에 10.25%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번 법안 통과로 새 세금이 추가되면 주 정부가 부과하는 총 세율은 11%로 올라간다.
적용은 내년 1월 1일부터다.
여기에 하와이 각 카운티가 부과하는 3%의 지역 숙박세, 그리고 상품·서비스에 붙는 4.712%의 일반 소비세를 더하면, 관광객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총 세율은 18.712%에 달하게 된다.
당국은 이번에 추가한 과세로 연간 약 1억달러(약 1403억원)의 세수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확보된 재원은 와이키키 해변 모래 보강, 허리케인 대비 지붕 고정 장비 설치, 산불 예방을 위한 가연성 식물 제거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에서 주정부 차원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명분으로 숙박세를 신설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하와이는 오랫동안 과잉관광에 시달려 왔다.
하와이의 연간 관광객 수는 900만~1000만 명에 이른다.
하와이 인구 150만 명의 67배에 달하는 수치다.
관광업은 하와이 경제의 핵심으로, 연간 160억 달러 규모의 수입을 창출하고 있지만 환경 훼손과 지역 주민의 삶의 질 저하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린 주지사는 "지속 가능한 환경 정책에 투자할수록 하와이에 장기 체류하는 충성도 높은 관광객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관광객 유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카고에서 하와이를 찾은 여행객 제인 에델만은 "세금 인상은 일부 관광객들이 플로리다 등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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