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은행]
한국·일본·중국 3국과 아세안(ASEAN) 10개국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 변화로 인해 최근 고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우려를 표시하며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자유무역체제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제25차 한일중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제28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4일(현지시간) 참석해 이러한 내용에 공감했다.
아세안+3은 아세안 10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싱가포르·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와 한중일이 포함됐다.
이날 회의에서 회원국은 "보호무역주의 심화는 세계 무역에 부담을 주고, 역내 전반에 걸쳐 무역, 투자 자본 흐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또한 "다자주의와 더불어 WTO를 근간으로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간 무역 체제에 전폭적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역내 당국 간 거시경제 정책 대화 및 금융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선 역내 금융 안전망인 2400억 달러(약 337조원) 규모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강화가 집중 논의됐다.
CMIM의 재원 조달 구조로 논의 중인 납입 자본 방식(PIC)을 국제통화기금(IMF) 타입 모델로 압축했다.
PIC는 평소 CMIM 재원으로 회원국들이 돈을 내 자본금을 마련해두는 형태다.
IMF 타입 모델 납입 자본금을 외환보유액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그동안의 성과가 CMIM의 신뢰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회원국 간의 구체적 모델 합의, IMF와 추가 협의 진행 등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회원국은 펜데믹·자연재해 등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 발생 시 신속히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신속금융 프로그램(RFF)'도 신설했다.
이를 위해 사용되는 통화를 '적격 자유 교환성 통화(FUC)까지 확대하는 CMIM 협정문 개정에도 동의했다.
현행 CMIM 체계에서는 달러화만 자유로운 공여가 가능하나, 엔화·위안화 등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번 합의 후 모든 회원국이 개정 협정문에 서명하면, 실제로 발효된다.
한편 내년 한·일·중 회의는 한국 주재로, 아세안+3 회의는 일본과 필리핀 주재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된다.
아주경제=이건희 기자 topkeontop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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