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울 시내 한 부동산 밀집 상가 거리.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파 등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가 4월 들어 큰 폭으로 줄면서 중개업소들도 한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뉴스1 |
“3월엔 집 보러 다니는 사람도 많고, 매물도 금방 빠지더니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요”
서울 송파구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48)씨는 4월 들어 문의 전화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반짝 거래가 몰렸던 지난 2~3월과는 달리, 다시 ‘관망 모드’가 시장을 뒤덮었다는 설명이다.
서울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전세로 살고 있는 직장인 이모(39) 씨는 최근 집값 흐름을 지켜보며 다시 고민에 빠졌다.
2~3월 잠시 풀렸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다시 묶이자, 거래도 분위기도 단숨에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씨는 “3월에 매수하려다 너무 급등하는 바람에 좀 더 기다려보자고 미뤘는데, 이젠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한 달 만에 다시 얼어붙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재지정되자 3월 급등했던 거래량은 4월 들어 급감했다.
전세·월세 거래 역시 동시에 줄며 시장 전반이 빠르게 식는 양상이다.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천191건으로 전월(9천675건) 대비 67.0% 감소했다.
1년 전 같은 기간(4647건)보다도 31.3% 줄어든 수치다.
특히 2~3월 동안 거래가 몰렸던 강남 3구에서는 불과 한 달 사이에 거래가 '뚝' 끊겼다.
송파구는 3월 865건이었던 아파트 매매가 4월에는 63건으로 줄어들었고, 강남구는 802건에서 37건으로 감소했다.
서초구는 410건에서 11건으로 급감했다.
한 달 만에 각각 약 90% 가까운 거래 감소가 나타난 것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아직 실거래 신고 기간이 남아 있지만, 시장에서는 최종적으로 3000건대 초반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는 지난해 7월(9225건)을 정점으로 빠르게 식은 이후, 다시 3000건대 거래량으로 되돌아간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는 매달 3000건대에 머물렀다.
올해 2월과 3월은 분위기가 달랐다.
한시적으로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자, 매수세가 몰리며 거래량이 급증했다.
2월엔 전월보다 88.1% 늘어난 6462건, 3월에는 다시 47.7% 오른 9675건으로 집계됐다.
3월 수치는 2020년 7월(1만1139건) 이후 4년 8개월 만의 최대치였고, 1분기 전체 거래량(1만9376건)으로 봐도 202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4월 들어 반짝 거래 열기는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매매 시장만 위축된 게 아니다.
전세와 월세 시장도 거래량이 나란히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3월 1만3397건에서 4월 9011건으로 32.8% 감소했고, 월세 거래도 같은 기간 8222건에서 6324건으로 23.1% 줄었다.
전·월세 모두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도 예외는 아니었다.
4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10억7674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21.7% 떨어졌다.
전세보증금도 평균 5억4882만원으로 집계돼, 전월 대비 1.6%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관망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선 이후에도 7월부터 시행되는 DSR 3단계 같은 금융규제가 예정돼 있다”며 “3월 거래량이 사실상 ‘연중 고점’이었을 가능성이 높고, 강남3구와 용산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