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상공에 드론 36대…푸틴 '전승절 휴전' 제안에도 '불신'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5-07 20:31:09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인 '전승절(5월 9일)'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행사를 준비 중인 가운데, 모스크바 상공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승절을 맞아 일시 휴전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반격에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9대가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에도 모스크바로 향하던 드론 19대가 파괴됐으며, 이후 저녁에는 모스크바 인근 상공에서 추가로 8대가 격추됐다고 설명했다.
이틀 동안 총 36대의 드론이 러시아 수도를 향해 날아든 셈이다.

이에 따라 셰레메티예보 등 모스크바 주요 공항은 이날 오전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아에로플로트를 비롯한 항공사들은 일부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경로를 변경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러시아 항공 당국은 "민간 항공기 비행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전승절 행사 참석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이 모스크바에 도착하기 직전에 벌어진 것이어서 더욱 긴장감을 높였다.
시 주석은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나흘간 러시아에 머무르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이날 모스크바에 입국했다.
전승절 기념식에는 총 29개국 정상이 초청됐다.

러시아는 전승절 열병식을 앞두고 붉은광장 주변 도로와 지하철역 출입구를 폐쇄하고, 택시·카셰어링·전동킥보드 등 모빌리티 수단의 운행도 제한하며 보안을 강화했다.
비상 대응 당국은 행사 기간 중 보안상의 이유로 모스크바 내 인터넷 접속도 제한될 수 있다고 예고했고, 시민들은 이미 모바일 인터넷 접속 불안정을 겪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에 맞춰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일시 휴전을 제안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대통령의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이 기간에 공격을 감행할 경우 즉각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전승절 행사가 평화롭고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치러질 수 있도록 모든 필요한 조치를 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공습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가 키이우를 포함한 지역에 탄도미사일 4기와 드론 142대를 발사했다"고 밝히며 키이우에서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