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주요 우회 수출 경로인 동남아를 넘어 아프리카까지 판로를 확장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수출업체들이 관세를 피해 미국 고객에게 계속 물건을 판매하고자 새로운 우회로를 찾고 있다"며 이집트에 새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저장성의 볼펜 제조업체 베이파그룹 사례를 소개했다.
매출의 40%를 미국 수출로 올리던 베이파그룹은 지난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베이파그룹은 새로운 생산기지 모색에 나섰다.
이미 관세부과가 90일간 유예된 베트남에 공장이 있어 당장은 이곳을 통해 미국에서 주문받은 물량을 보내고 있지만, 더 장기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추즈밍 회장은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후 여러 나라를 방문하며 새 생산기지로 적합한 곳을 찾았고 이집트를 최종 후보지로 결정했다.
이집트를 비롯한 북아프리카 국가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내고 있어 상호관세율이 가장 낮은 10%로 매겨졌다.
추 회장의 아들인 추보징 베이파그룹 부회장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는 미국을 상대로 무역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집트에 공장을 세울 경우 유럽 진출이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베이파그룹은 미국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추 부회장은 이달 중 미국 파트너들과 만나 미국 내에 공장을 세우는 방안의 타당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CMP는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가 지난달 말부터 저장성 등 중국의 일부 공급업체들에 납품을 재개하라고 통보하는 등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으나 베이파그룹을 비롯한 수출업체들은 여전히 관세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전했다.
추 부회장은 중국 당국이 지난달 초부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비상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으나 일부 직원은 여전히 정리해고될 수 있다며 "정부는 일정 부분 일자리 손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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