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대 교황 레오 14세의 이민과 기후 문제에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되 성소수자(LGBTQ+)나 여성의 지위 등 젠더 문제에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 예상한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9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2013년에 교황으로 선출될 때까지만 해도 출신국인 아르헨티나에서 보수 성향 추기경으로 인식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레오 14세가 사목자로서 이민자들, 빈민들, 착취당하는 이들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겠지만, 전임자인 프란치스코만큼 도발적인 방식은 취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가톨릭교회 내에서는 인공적 수단을 활용한 피임을 금지하는 교리나 동성애 남성의 지위 등에 대한 교리 등을 변경하는 일에 적어도 당장 나서지는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여성 부제 서품 허용 가능성에 대한 입장도 전통적인 '불허' 입장이 당분간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짚었다.
현재 가톨릭교회 내에서 타당성 연구는 이뤄지고 있으나 실행은 되지 않고 있다.
교회사 연구자의 말을 빌려 레오 14세가 기본적으로 프란치스코와 비슷한 입장이지만, 분열적 사회 이슈에 대해서는 직접적 개입을 자제해왔다고도 했다.
레오 14세는 교황 피선 전 수년간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1기와 2기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다른 이들의 글이나 기사를 종종 공유했다.
다만, 그가 스스로 쓴 글을 올린 적은 드물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아직까지 모르는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도파로 간주되고 있다면서 그가 교황 즉위 전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이던 시절의 발언과 행적에서 엿볼 수 있는 주요 이슈들에 대한 입장을 짚었다.
가톨릭교회 내 성소수자 문제를 두고는 레오 14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보다는 조금 더 보수적 입장으로 돌아설 것이라 내다봤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7월 보수 성향 추기경 5명에게 보낸 답장에서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경우에 따라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이 편지를 2023년 10월에 공개했다.
그러나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2024년 10월 이런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향적 태도로부터 한 걸음 후퇴한 듯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은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추기경으로 임명한 인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그를 추기경에 서임하며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주교부는 전 세계 주교 선출 등의 인사를 총괄하는 교황청 내 핵심 부서다.
주교부 장관 시절 그는 주교 후보자 명단을 결정하는 투표단에 처음으로 여성을 포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조치를 주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여러 이념 진영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포용적 의제를 이어갈 교황과 보수적 교리로 돌아갈 교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와중에 '균형 잡힌 중도파'가 대안으로 지지받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서로 다른 세계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교회의 분열을 화합으로 이끌 교황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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