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가 건강 악화로 11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이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군 피해자 240명 가운데 생존자는 6명만 남게 됐다.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은 이날 오후 8시5분쯤 성남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이 할머니(1928년생)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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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이옥선 할머니의 연설 모습. 연합뉴스 |
부산 출신인 이 할머니는 14살 때 중국 옌지(延吉)로 끌려가 3년간 일본군 위안부로 고초를 겪었다.
해방 후에도 중국에 머물다가 2000년 6월 58년 만에 귀국해 이듬해 어렵게 국적을 회복했다.
위안부로 고초를 겪을 당시 일본군 도검에 찔려 손과 발에 흉터가 남았고, 구타의 후유증으로 치아가 빠지고 청력이 떨어지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보행이 자유롭지 못했으나 피해 증언 요청이 오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방문해 참상을 알렸다.
2002년 미국 브라운대 강연을 시작으로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몸이 쇠약해지기 전까지 20년 가까이 일본, 호주 등지를 거의 매년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의 삶을 전했다.
2016년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생을 다룬 영화 ‘귀향’ 제작진과 함께 미국을 찾아 증언하기도 했다.
같은 해 일본 방문에선 거듭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책임 인정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선 “일본 정부가 할머니들이 다 죽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고인의 말대로 위안부 피해 등록자는 6명만 생존했고, 평균 연령도 95살이 넘는다.
고인은 한일 정부의 합의에 따라 2016년 7월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단체 등을 중심으로 무효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합의는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재단은 2018년 11월 해산을 발표했다.
이 할머니의 빈소는 용인 쉴락원 1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오전이다.
고인의 뜻에 따라 유해는 인천 바다에 뿌리기로 했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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