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인근 거주자의 경우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자마(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된 '골프장과의 근접성 및 파킨슨병 위험성' 연구에 따르면 미국 메이요 클리닉, 캔자스대학교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골프장으로부터 1.6㎞ 이내에 사는 사람들이 약 10㎞ 떨어져 있는 사람들보다 파킨슨병에 걸릴 확률이 126% 더 높다고 밝혔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계의 만성 진행성 퇴행성 질환으로 서동증(운동 느림), 안정 시 떨림, 근육 강직 등의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파킨슨병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 이상으로 우리나라 환자는 올해 15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진은 1991년~2015년 미국 미네소타주 남부와 위스콘신주 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파킨슨병 환자 419명과 대조군 5113명을 대상으로 골프장과의 주거지의 근접성이 파킨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골프장에서 1.6㎞에서 4.8㎞ 떨어진 지역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가장 높았다.
또 골프장이 있는 지역의 상수도에서 물을 공급받는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파킨슨병 발병 확률이 두 배 더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골프장에서 사용된 다양한 농약들이 파킨슨병과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수년간 유기인산염, 클로르피리포스, 메틸클로로페녹시프로피온산, 2,4-디클로로페녹시아세트산, 마네브, 유기염소계 살충제 등은 골프장에서 사용돼왔다"며 "이 살충제는 파킨슨병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프장에서의 농약 노출로 인한 지하수 오염과 공기 중 농약 노출을 줄이기 위한 보건 정책이 근처 지역의 파킨슨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연구에 대해 일부 파킨슨병 전문가들은 제한적 지리적 범위, 환경적 요인에만 집중한 연구 방식 등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킨슨병 연구소의 데이비드 덱스터 연구원은 "이 연구의 중요한 한계점은 장기간 골프장에서 살았던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연구가 신중하게 통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살충제 노출 주장의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짚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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