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미국 금융 시장을 빠져나간 투자 자금이 일본의 주식과 채권 시장에 대거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대내외 증권 매매 계약' 자료를 인용해 지난 4월 중 해외 투자자의 일본 주식·채권 순매수액(단기채권은 제외)이 8조2130억엔(약 79조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5년 이후 최대 규모로, 종전 최대였던 2023년 4월의 6조엔대도 크게 뛰어남은 수준이다.
증권 유형별로 보면 중장기 국채가 4조5371억엔(약 43조6000억원), 주식 및 투자펀드가 3조6759억엔(약 35조3200억원) 순매수됐다.
채권은 역대 두 번째, 주식은 세 번째로 큰 순매수 규모다.
닛케이는 일본 자산에 해외투자자의 자금이 몰린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 위협 등 미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미국 자산에 대한 매도세가 확대되고, 투자자금이 대거 일본에 유입되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미쓰이스미토모 트러스트 자산운용의 이나토메 가쓰토시 수석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락가락하면서 미국 시장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안전자산으로서 일본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일본 국채의 금리 상승으로 가격 매력이 부각돼 매수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 데다, 각국 회의 외화 준비금 운용처로 일본 국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카자키 증권의 나오야 하세가와 수석 채권전략가는 "순매수 규모가 이례적으로 확대된 것을 고려하면 외환보유고 관련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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