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족을 '기타 인구'로 변경해 분류해 친(親)중국 성향인 국민당이 반발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은 지난 3월 홈페이지에서 대만의 민족 구성과 관련해 한족을 기타 인구로 분류해 표기했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대만 인구 구성과 관련해 원주민이 2.6%, 외국인이 1.2%, 기타 인구가 96.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홈페이지 변경 이전에는 대만 전체 인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족은 한족으로 96.4%를 차지한다고 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리후이즈 행정원 대변인은 대만 원주민과 외국인을 제외한 모든 인구를 한족으로 분류하는 관행이 사실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변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정치적 고려 없이 객관적인 사실로 인구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만의 친중 성향 야당인 국민당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리밍셴 국민당 타이베이 시의원은 "대만이 정치 세력의 영향으로 점차 극단적 대립과 증오의 과정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와 혈연관계를 무시하려는 거짓된 명칭 게재는 잘못된 정치적 방향"이라면서 민주진보당(민진당)을 향해 "탈중국화 정책이 도를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국민당 소속 한 의원은 "민진당 정부의 이념을 충족시키기 위한 역사 부정"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언론사 징바오망에 따르면 천징후이 국민당의원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면서 인구 통계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인구의 대다수를 먼저 나열하고, 그다음에 다른 민족을 '기타'로 분류하는데 라이칭더 정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3.8%에 불과한 원주민과 외국인을 명확히 구분한 다음 96%가 넘는 한족을 모호하게 '나머지'로 분류해 의문을 제기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양한 목소리와 정체성을 포괄하는 것이 진정한 다양성"이라고 주장했다.
SCMP는 "이는 중국 본토로부터 (대만)섬의 거리두기를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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